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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의 힘ⓛ] 엔터테인먼트 시대, 왜 다큐멘터리인가

김은구 기자I 2008.03.11 11:48:01
▲ 2008 방송위원회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KBS 1TV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엔터테인먼트 시대다. TV 속에서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시청자들은 예능프로그램이 주는 웃음, 드라마에서 보이는 극대화된 감동에 웃고 운다.

시청자들은 TV에서 주는 즉각적인 느낌에 반응하고 그걸 즐긴다. 이는 곧 시청률로 이어지고 방송사의 수입과 직결된다. 방송사에서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경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지난 2월21일 2008 방송위원회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2007년 2월부터 2008년 1월까지 방송된 프로그램들 중 128편이 출품돼 수상작을 가렸다.

대상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SBS ‘쩐의 전쟁’이나 ‘내 남자의 여자’, MBC ‘커피프린스 1호점’, 예능프로그램 MBC ‘무한도전’ 등이 아니었다.

지난해 9월5일부터 11월25일까지 6회로 나뉘어 방송된 KBS 1TV ‘차마고도’가 대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차마고도’는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역하던, 중국 서남부 운남, 사천부터 티베트를 거쳐 히말라야를 넘어 네발과 인도까지 5000여 km에 이르는 평균 해발고도 4000m 이상의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를 따라간 다큐멘터리다. 최고 11.6%(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최저 6.0%로 인기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과 비교해 그저 그런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의 주목도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청률과 관계없이 방송 관련 시상식에서 주목받는 장르는 다큐멘터리다. 이번 방송위원회 대상 시상식에서도 수상작 대부분은 최우수상 지상파 TV 부문 KBS 1TV 방송 80년 특집 다큐멘터리 ‘미술’, 뉴미디어부문 중앙방송 Q채널 ‘레나테 홍 할머니의 망부가, 다시 봅시다’ 등 다큐멘터리였다.

지난 3일 열린 케이블TV방송대상 시상식에서도 대상은 잠수사들의 애환을 담은 한국케이블TV 영동방송의 ‘수중인간 보고서’였다.
 
▲ MBC '휴먼다큐 사랑'의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 편

다큐멘터리가 시상식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꾸밈없이 실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야 하는 제작과정의 어려움을 무시할 수 없다. ‘차마고도’의 경우 사람들이 직접 가기 어려운 길을 따라가며 카메라에 담았다. 자연다큐멘터리의 경우 오랜 기다림 끝에 목적한 장면을 포착한다. 카메라에 담으면 성공, 아니면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리고 방송시간은 길어야 고작 몇 시간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된 다큐멘터리는 진솔한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지난 2006년 정창원씨와 고 서영란씨의 애절한 사랑을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 ‘휴먼다큐 사랑’의 ‘너는 내 운명’ 방송 이후 이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연기자의 연기가 아닌 사실이기 때문에 더 감동적이다”는 글이 적잖이 올라왔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다큐멘터리가 주는 감동은 드라마에서처럼 한순간 폭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잔잔하면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 그게 사실이기 때문에 갖는 다큐멘터리의 매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큐멘터리에는 책에서나 읽을 법한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담겨있는 작품도 있다. 인류가 어떻게 현재를 살아야 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를 가르쳐주는 교훈이 담긴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다.

또 다른 방송사 관계자는 “잘 만든 다큐멘터리 한편은 인류를 위한 교재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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