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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국가대표는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선망의 자리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밀려나기 십상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독일 월드컵 대표 가운데도 이같은 냉혹한 현실을 절감해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15일 발표된 2007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안정환 조원희 백지훈(이상 수원 삼성) 김영광 정경호(울산 현대) 박주영(FC 서울) 김영철(성남)등이 그들이다.
독일 월드컵 멤버 가운데 이들 외에 5명이 더 빠졌지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레딩) 이영표(토트넘) 등 프리미어리거 3총사는 부상 탓이었고, 이을용(FC 서울)과 최진철(전북)은 스스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
이들 7명은 모두 K리그에서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더 발전하지 못해 그들의 자리를 노리던 경쟁자들에게 밀렸다.
안정환이 대표적이다. 독일 월드컵은 물론 2002년 월드컵에서도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그였지만 K리그 복귀전 가진 5개월여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우여곡절끝에 수원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고작 2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주로 컵 대회 요원으로 나섰다.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한 탓이다. 5골을 넣으면서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모두 컵 대회에서 기록해 평가 절하됐다. 그의 부진은 베어벡 대표팀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했다.
한때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갈 ‘축구 천재’로 불렸던 박주영은 기대만큼 발전하지 못한 경우다. 소속팀에서는 부동의 주전이지만 올 시즌 K리그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부상 탓도 있으나 컵 대회 포함 모두 11경기에 출전, 4득점에 그치고 있다. 독일 월드컵 대표팀에서도 딕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아직 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은데 이어 베어벡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박주영과 함께 ‘영건’의 대표주자였던 백지훈도 비슷하다. 확실하게 올라서지 못했다. 손대호(성남)와의 경쟁에서 처졌고, 김상식을 적극 활용하려는 베어벡 감독의 구상과도 맞지 않아 결국 희생양이 됐다.
폭발적인 돌파력으로 박주영과 윙포워드 경쟁을 벌였던 정경호는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해 이근호(대구), 염기훈(전북) 등 후배들에게 밀렸다. 광주 상무에서 울산으로 복귀한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했으나 2골 밖에 넣지 못했다.
한때 '아드보카트의 황태자'로 각광받기도 했던 조원희(수원 삼성)의 추락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에서도 선배 송종국에게 밀려 제대로 주전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3경기, 컵대회 5경기 등 모두 8경기에 출전해 1도움에 머물렀다. 송종국 오범석 등과 겨룰 수가 없었다.
김영철과 김영광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준 경우다. 소속 팀에서는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지만 강민수(전남), 정성룡(포항) 등에게 밀려 ‘세월 무상’을 절감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하지만 박주영, 백지훈, 김영광, 정경호 조원희 등은 아직 젊다. 다시 역전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2010년 월드컵 예선에 나설 멤버의 얼굴들은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와 또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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