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 FIFA, 독일 남녀에 최초 탈락 안긴 한국에 주목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에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보게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남자 대표팀에 이어 독일에 사상 첫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안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독일 남녀 대표팀에 사상 첫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안긴 대한민국에 주목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우승 후보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2연패 뒤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승점 1)은 조 최하위에 머무르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무승부로 조별리그 전패 위기에서 벗어났고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16강전부터 이어졌던 6연패 고리도 끊어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무득점 2연패에 빠진 한국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FIFA 랭킹 2위이자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독일을 상대로 다섯 골차 승리를 거둔 뒤 콜롬비아가 모로코를 이기길 바라야 했다. FIFA 랭킹 17위지만 72위 모로코를 상대로도 패했던 한국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었다.

한국은 이전 두 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성을 앞세워 독일을 압박했다. 그 결과 경기 시작 6분 만에 조소현(무소속)의 선제골이 나왔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골이자 여자 월드컵 역사상 첫 선제 득점이었다.

한국은 전반 42분 알렉산드라 포프에게 동점 골을 내줬다. 이후 독일의 공세에 맞섰으나 추가 득점 없이 경기가 끝났다.

최악의 분위기에서 강호 독일을 상대로 얻은 승점 1점은 한국에 희망을 안겼다. 반면 독일은 절망에 빠졌다. 16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필요했으나 한국에 발목 잡히며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독일의 여자 월드컵 역사상 첫 16강 진출 실패다.

독일 남녀 대표팀은 5년 사이 월드컵 첫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하게 됐다. 사진=AFPBB NEWS

경기 후 독일의 마르티나 포스테클렌부르크 감독은 “핑계를 대고 싶진 않지만 모든 걸 다시 평가해야 할 때가 됐다”며 “냉철하게 따져보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최악의 시나리오”라며 “누구도 이런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다”라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FIFA는 독일에 첫 조별리그 탈락을 안긴 한국을 보며 5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의 한국 남자 대표팀을 소환했다. 당시 스웨덴, 멕시코에 연달아 패했던 한국은 지난 대회 우승팀 독일과 마주했다. 16강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었다.

독일 역시 16강 진출을 위해선 한국을 꺾어야 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김영권(울산현대)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연속골이 나오며 한국이 2-0으로 승리했다. 조 4위로 밀린 독일은 대회 역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독일 남녀 대표팀 모두 한국에 발목 잡혀 첫 토너먼트 진출 실패라는 결과가 나왔다.

FIFA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과 독일의 모습을 보여주며 “역사는 반복된다”며 “5년 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독일을 조별리그에서 탈락시켰다”라고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