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하는 발이 어디?" 손흥민 활약에 활짝 웃은 콘테

이석무 기자I 2022.05.02 10:16:38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벤치로 들어오는 손흥민과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네가 가장 좋아하는 발이 오른발이야? 왼발이야?”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기립박수를 받으며 벤치로돌아오는 손흥민(30·토트넘)을 뜨겁게 끌어안으며 가장 먼저 한 말이다.

손흥민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1~22시즌 EPL 35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 1도움을 몰아치며 토트넘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손흥민은 전반 22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해리 케인의 헤더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 후반 15분에는 데얀 클루셉스키의 도움을 받아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4분에는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문 구석 상단을 뚫으면서 모든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날 2골을 추가해 리그 득점을 19골로 끌어올린 손흥민은 지난 시즌 자신과 36년 전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세운 한국 축구 선수의 유럽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 17골 기록을 뛰어넘었다. 차범근 전 감독은 1985~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레버쿠젠 소속으로 대기록을 쓴 바 있다.

아울러 이날 경기 전까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7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 득점 랭킹 공동 2위였던 손흥민은 이날 2골을 추가해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22골·리버풀)와 격차는 다시 3골로 좁혀졌다.

손흥민의 활약에 모든 이들이 놀랐지만 그중 가장 기뻐한 주인공은 콘테 감독이었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이 골이 터질때마다 펄쩍펄쩍 뛰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3골 차로 달아난 후반 37분에는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팬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콘테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놀라운 골이 터진 뒤 손흥민에게 ‘가장 좋아하는 발이 오른발이야? 왼발이야?’고 물었다”며 “잠깐동안 손흥민의 주발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다”고 말해 현지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또한 콘테 감독은 “환상적인 두 번째 골을 넣기 3분 전쯤 ‘5~6분 뒤 변화(교체)를 줘야 한다’고 말했는데 손흥민이 어메이징한 골을 넣었다”며 “손흥민은 훌륭한 기술과 능력을 가진 선수이고 그와 우리팀 공격수들 때문에 매우 기쁘다”고 강조했다.

상대팀은 레스터 시티의 브렌든 로저스 감독 역시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골을 기록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콘테 감독의 칭찬대로 손흥민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공격수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 손웅정 씨의 엄격한 지도덕분에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로 더 많은 골을 넣는 경지에 이르렀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19골 중 왼발로 무려 11골을 넣었다. 오른발로는 8골을 기록했다.

스포츠 통계전문업체인 ‘옵타’에 따르면 EPL 역사상 단일 시즌에 주발이 아닌 반대발로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2011~12시즌 로빈 판 페르시(왼발 17골, 오른발 12골, 헤딩 1골)가 유일하다. 하지만 왼발잡이인 판 페르시 역시 주발인 왼발로 더 많은 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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