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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아시아축구의 완성본을 보고 싶다면 동쪽으로 눈을 돌려라'
아시아축구계에 급격한 지각 변동 바람이 불고 있다. '중동과 동아시아의 대결'로 정의되던 전통적인 판도가 '동아시아와 호주 득세, 중동의 몰락'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까닭이다. 아시안컵은 이와 같은 아시아축구의 흐름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대회로 평가받았다.
당초 가장 주목받은 지역은 중동이었다. 가장 많은 9개 나라(시리아, 요르단, 이란,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가 본선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 개최지가 중동이라는 점에서 기후, 환경, 문화 등 경기 외적 요인 적응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평가받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조별리그서 탈락하는 이변이 나왔지만 이란, 이라크 등 전통의 강호들이 8강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감이 변함 없이 유지됐다.
하지만 4강을 추리는 과정에서 중동축구는 급격히 무너졌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우즈베키스탄 등에게 4강의 네 모서리를 모두 내주며 무기력하게 주저앉았다. 요르단이 우즈벡에 1-2로 무너진 것을 시작으로 카타르(일본전 2-3패), 이라크(호주전 0-2패), 이란(한국전 0-1패) 등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는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와도 다르지 않다. 바레인, 카타르(이상 A조),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이상 B조) 등 다섯 나라가 남아공행 티켓에 도전장을 냈지만 호주, 일본(이상 A조), 한국, 북한(이상 B조)에 밀려 분루를 삼킨 바 있다. 아시안컵은 남아공월드컵 예선에 이어 중동축구가 겪은 두 번째 굴욕이다.
남아공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양주의 강호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합류한 점, 북한축구가 강력한 수비전술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력을 눈에 띄게 끌어올린 점 등도 중동축구의 설 자리가 좁아진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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