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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 "후배들에게 조언..연기의 힘은 절실함이다"(인터뷰)

고규대 기자I 2018.06.03 12:15:43
배우 성동일은 전편 ‘탐정 : 더 비기닝’에 이어 13일 개봉하는 ‘탐정 : 리턴즈’로 시리즈 영화에 출연했다. 성동일은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없이 바로 상황 설정하고 이야기로 이어지는 게 시리즈 영화의 매력”이라면서 “웃음 포인트가 많은 게 이번 영화의 장점”이라고 말했다.(사진=크리픽쳐스)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나는 사생아로 나서 자랐다.” 성동일의 고백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배우 성동일은 지난 31일 tvN ‘인생술집’에 출연해 “어머니가 나를 위해 아버지를 수소문한 끝에 다시 가정이 생겼다”며 “나 때문에 생긴 가정으로, 아버지가 날 많이 싫어했다”고 고백했다.

때 아닌 그의 가정사 고백을 들여다보면 그의 연기관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성동일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영화 ‘탐정 : 리턴즈’(감독 이언희·제작 크리픽쳐스)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면서 세상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가정사 때문에 누군가 관심을 받고 바라봐준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누군가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는 걸 상상 못했는데,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연극무대에 선 나를 바라보는 게 너무 이상했죠. 배우가 된 후에는 성격도 다행히 외향적으로 바뀌었어요.”

성동일은 아내와 결혼해 아이를 셋 낳고 살 때까지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다. 서운한 마음에 20년동안 아버지 얼굴도 보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리를 듣고도 장례식장에도 가지 않았다. 뒤늦게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생전 아버지를 찾아뵙고 장례식에도 다녀왔다며 아버지의 삼우제와 제사를 모시고 싶다고 말해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혼자 있는 게 싫더라고요. 사람이 있는 게 좋아요. 그래서인지 집에 손님이 끊이지 않아요. 집도 다른 한편 우리 가족이 아닌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하하”

‘탐정: 더 리턴즈’는 탐정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 분)과 실력 있는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가 탐정사무소를 개업,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 분)를 영입해 사건을 파헤친다. 2015년작 ‘탐정 : 더 비기닝’의 속편이다. 성동일은 형사의 날카로운 현장 감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듬직한 노태수로 출연한다. 성동일은 ‘리턴즈’ 촬영의 기억으로 좋은 사람과 함께한 점을 꼽았다. 대전에서 한달 남짓 촬영할 때는 배우 권상우, 이광수와 셋이서 인생 이야기, 영화 이야기를 꽃피웠다. 셋이서 헬스클럽을 등록하고 촬영 시간 틈틈이 함께 운동도 했다. 촬영 숙소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영화 캐릭터 회의도 이어갔다.

“제가 관리직 배우로 캐스팅됐다고 농담도 해요. 제가 출연하는 걸 보고 출연한 배우로 여럿이거든요. 광수도 마찬가지고요. 인터뷰 자리에 나온 것도 거의 영화 ‘미스터 고’ 이후 5년 만이에요. 뭔가 책임감이 크다고 해야 할까요?”

배우 성동일은 드라마 ‘라이브’ 종방 이후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연출 박우람)에 출연하는 등 영화와 TV를 넘나들며 연기의 목마름을 풀어내고 있다(사진=크리픽쳐스).
성동일의 사람에 대한 애정은 영화의 흐름에도 묻어난다. ‘탐정 : 더 비기닝’에서 권상우와 합을 맞췄던 설정도 다소 줄었다. 대신 새로 투입된 배우 이광수가 권상우 혹은 성동일과 호흡하는 분량이 등장했다.

“전편은 첫날 상영관 수도 300개 정도에 5만 관객 밖에 안 들었어요. 오프닝 스코어가 좋지 않았죠. 이렇게 관객이 외면할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무대인사를 무려 5주를 돌았어요. 마지막에는 스태프 없이 권상우하고 둘만 전국을 다녔죠. 그렇게 열심히 한 덕분에 260만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봐주셨고, 후속작도 만들어진 거 같아요.”

성동일의 연기 철학은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다. 배우 권상우와 이광수에게도 과거 자신의 가정사까지 떠올리면서 ‘절실함’을 설파했다. 대사 처리든, 시선 연기든 절실하다면 만회할 수 있다.

“이름을 말하기 어렵지만, 한 톱 배우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관객 수가 안 올라가 실의에 빠져 있더라고요. ‘야, 너보다 알파치노가 더 많이 말아먹었어. 영화를 찍는다는 건 관객이 절실함을 알아주면 되는 거야’ 저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죠. 여러 작품으로 팬들에게 제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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