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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의 부활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앤 골프클럽 코퍼헤드 코스(파71·734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선두로 나선 코리 코너스(캐나다·4언더파 67타)에 3타 뒤진 공동 8위에 자리했다.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으로 복귀한 우즈가 이번 시즌 4번째 대회 나섰다. 앞서 3개 대회에선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공동 23위, 제네시스오픈 컷 오프, 혼다클래식 공동 12위를 거뒀다.
우즈가 이 대회에 출전한 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목적은 분명했다. 이어지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과 4월 5일 개막하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앞둔 몸 풀기다.
순위만큼 중요한 건 경기 내용이다. 우즈도 이를 신경 쓰는 듯 티샷은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는 데 주력했고, 그린 주변에서는 클럽 선택에 신중함도 보였다. 내용적인 측면에선 만족할 만했다.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적중률은 53.85%로 나쁘지 않았다.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선 30.36%, 제네시스오픈 때는 46.43%에 불과했다. 혼다클래식에서 58.93%를 보인 이후 2경기 연속 안정된 티샷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날 경기에선 드라이버 대신 우드나 아이언으로 티샷하는 일이 많았다. 다분히 마스터스를 염두한 경기 운영처럼 보였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코스가 긴 편이 아니다. 대신 코스 주변으로 나무가 빼곡하고 그린이 빨라 전략적인 공략이 요구된다.
우즈는 이날 3번 우드로도 공을 최대 321야드나 날렸고, 아이언으로는 275야드 가까이 보냈다. 퍼트 감각도 예리했다. 이날 홀당 1.444개를 보여 전체 참가선수 중 3위였다.
보기 상황은 대부분 그린을 놓쳤을 때 나왔다. 4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실수했고, 9번홀(파4)에선 두 번째 친 공이 벙커에 빠졌다. 12번과 13번홀에서도 모드 샷 미스로 인해 보기를 했다. 3퍼트처럼 힘을 빼놓는 실수가 없었다.
종적을 감췄던 ‘타이거 효과’도 살아나고 있다. PGA 투어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우선 대회장에 갤러리가 많아졌다. 지난 혼다클래식 입장객은 작년보다 25%나 늘어났고, TV 시청률은 4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대회엔 취재신청을 제출한 기자가 200명이 넘었다. 작년엔 50명에 불과했다.
이날 경기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2위에 오른 김민휘(26)는 “우즈가 돌아온 뒤 갤러리가 증가했고 코스에서 더 큰 함성이 쏟아지는 등의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면서 “일부에선 티겟 가격이 올라가는 등의 효과도 생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시우(23)는 이븐파 71타를 쳐 공동 28위에 올랐고, 배상문(32)은 공동 48위(1오버파 72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기대를 모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87위(3오버파 74타), 우즈와 함께 경기에 나선 조던 스피스(미국)는 퍼트 실수를 남발한 끝에 5타를 잃고 공동 122위(5오버파 76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