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이적시장서 폭풍영입 '이제 공은 판 할에게로'

이석무 기자I 2014.09.02 10:16:23
라다멜 팔카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앙헬 디 마리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온갖 소문이 무성했던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최근 몇 년간 이적 시장의 큰손은 중동이나 러시아의 석유재벌이었다. 이번은 달랐다. 충격적인 몰락 이후 부활을 노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폭풍 영입으로 이적시장을 이끌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는 거물급 선수를 영입하는데 신중했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도 몸값이 비싸다고 판단하면 무리해서 경쟁하지 않았다. 이미 명성이 높은 거물급 선수 대신 장래가 밝은 유망주를 데려와 핵심 멤버로 키워냈다. 2003년 18살에 불과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면서 팀을 서둘러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이적 시장에서 맨유의 영입은 어느 팀보다 공격적이었다. 투자가 없이는 우승도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맨유의 선수 보강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시즌 개막 전에 스페인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와 잉글랜드 풀백 유망주 루크 쇼를 영입했다. 하지만 에레라와 쇼는 나란히 부상을 당해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팀은 리그에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부진에 허덕였다.

그러자 맨유는 또다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판 할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을 쓸어담았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뒷문을 책임졌던 마르코스 로호와 달레이 블린트를 영입해 수비를 보강했다. 로호와 블린트는 판 할 감독이 추구하는 스리백 전술에 익숙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격에선 아르헨티나의 간판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를 영입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디 마리아를 데려오는 대가로 1000억원(추정 이적료 5970만 파운드)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대 이적료 금액이다. ‘오버페이’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화룡점정’은 이적 시장 마감 직전에 터진 콜롬비아 출신 특급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의 임대 영입이다. 맨유는 프랑스 AS모나코에서 활약 중인 팔카오를 1년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약 133억원(1000만 유로)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선수의 이적료와 비슷한 금액이다. 일부에선 약 730억원(5500만 유로)에 완전 이적시키는 조건을 포함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팔카오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와 더불어 남미를 대표하는 특급 공격수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두 시즌 동안 리그에서만 52골을 터뜨리며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 시즌 프랑스 1부리그 AS모나코로 이적한 뒤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17경기에서 9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 브라질 월드컵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는 3경기서 2골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맨유는 웨인 루니(잉글랜드)와 로빈 판 페르시(네덜란드) 등의 간판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루니는 전성기보다 파괴력이 떨어진 모습이고 판 페르시는 고질적인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고의 득점 능력을 갖춘 팔카오의 영입은 맨유의 최전방 고민을 확실히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제 공은 판 할 감독에게 넘어갔다. 이 정도면 판 할 감독이 원하는 선수단을 거의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비싼 퍼즐 조각을 갖다 줘도 이를 짜맞추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가장 큰 관건은 과연 공격진의 교통정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다. 판 페르시와 팔카오는 유럽 최고의 공격수다. 루니의 경우 미드필더로 활용한다고 해도 판 페르시와 팔카오는 최전방에서 공존이 필요하다. 부상 등의 변수가 없는 한 둘 중 한 명을 벤치에 앉히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다.

많은 선수를 영입했지만 여전히 미드필더에 대한 고민은 남는다. 판 할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을 위해 칠레 대표팀의 아르투로 비달의 영입을 원했다. 하지만 현 소속팀 유벤투스의 반대로 비달의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다. 여전히 에레라가 부상 중인 상황에서 중원에 대한 약점은 판 할 감독이 안고 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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