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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개인적으로는 터보 이절 이후 약 10년 만의 만남이었다.
김종국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져 있었다. 거칠었던 과거 모습과 달리 지금은 여유가 넘쳤다.
그의 20대를 아는 이들에게 김종국의 최근 모습은 낯설기 그지없다. 과거 그는 늘 심각한 표정으로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까맣게 그을린 듯한 근육질의 겉모습 그대로 거칠고 어두웠다.
해묵은 시절 얘기에 김종국은 쑥스러운 듯 미소부터 지어보였다.
"터보 때는 힘들었어요. 가수로 질풍노도의 시기, 말하자면 사춘기였다고나 할까요. 인생을 모르니 불안하고 여유가 없을 밖에요. 그룹 활동을 마칠 무렵이 거의 최악이었는데 가수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었죠. 그런데 나이가 드니 어느 순간 철이 들데요. 사실 솔로 1집 때는 잘 안됐었잖아요. 그런데도 뭐가 늘 그리 좋고 행복했는지요. '한 남자' 부를 때 달라졌다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는데 사람이 그런가 봐요. 생각이 바뀌면 표정 하나, 얼굴 생김새까지도 달라지는 거 말예요."
그는 터보시절 숨겨진 비화도 털어놨다. 2인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이 사실은 3인조 였다는 것.
“데뷔 전 꽃미남이 한 명 있어야 한다는 소속사의 조언에 따라 3인조로 구성됐어요. 하지만 얼굴마담으로 마지막에 합류한 멤버가 저하고 정남이 형 얼굴을 보더니 다음날 ‘안 되겠다’며 자진 탈퇴를 했지 뭐에요. 어쩔 수 없이 2인조로 나서게 됐죠.”
김종국은 시간을 더욱 거슬러 올라가 데뷔 전 이야기도 들려줬다.
사고뭉치였던 그가 데뷔시절 안양에서 강남 사무실까지 두 시간 넘는 시간을 통학하면서 연예인의 꿈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형 때문이었단다. 효자였던 그는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었는데, 할 수 있는 것이 노래뿐이었던 것.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형과 비교되는 것이 싫어 가수가 됐어요.(김종국의 형과 형수는 현재 의사로 활동 중이다). 엄마에게 인정받는 아들이고 싶어 가수가 됐는데 그런 의미에선 일찍이 그 꿈을 이룬 셈이죠.”
그는 꿈을 묻자 ‘넘버원’보다 ‘온리원’ 같은 존재로 대중과 오래 호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가수에게 노래하며 늙는 것보다 더한 행운이 또 있을까요? 현역가수로 오래도록 무대에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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