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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지난 5월 1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일지매’(극본 최란, 연출 이용석) 제작발표회장. 주인공 ‘일지매’ 역을 맡아 극의 이끌어가게 된 이준기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준기는 “20대에 영웅 캐릭터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며 “일지매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충분히 받을 만큼 매력적인 역할이고 최선을 다해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자신감에 차 있던 이준기와 달리 방송가에서는 이준기의 ‘일지매’가 지진희와 손예진을 포진시킨 MBC '스포트라이트'와의 대결에서 앞설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이준기는 2005년 12월 개봉한 ‘왕의 남자’의 여장남자 공길 역을 통해 사회적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왕의 남자’의 1000만 흥행에는 영화 속 이준기의 중성적 매력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준기 신드롬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이문식과 함께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플라이 대디’와 한일 합작영화 ‘첫 눈’ 등은 잇따라 흥행에서 고배를 맛봤고, 지난 해 출연한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선 '이준기를 다시 봤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시청률 20% 고지를 넘지 못한 채 종영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기를 앞세운 ‘일지매’가 ‘스포트라이트’와의 시청률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것이 대다수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막상 5월 21일 ‘일지매’의 뚜껑을 열었을 때의 상황은 달랐다. 이준기는 자신을 염려(?)하던 드라마 관계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지매'를 수목드라마 1위에 올려놓더니 방송 7회만에 시청률 20% 돌파, 종영을 앞두고는 30%대 목전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저력을 과시해 보였다.
SBS로서는 지난해 ‘쩐의 전쟁’ 이후 수목드라마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 '일지매'의 선전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일지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의 성공 요인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인공 일지매를 연기하고 있는 이준기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것이 현장 스태프들의 중론이다”며 “저잣거리에서 건달 노릇을 하는 용이부터 출생의 비밀을 알고 복수심에 불타는 겸이, 그리고 민중의 영웅으로 활약하는 일지매까지 1인 3역의 연기를 펼친 셈인데 또래 남자 배우 중에서 그만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이준기를 칭찬했다.
이준기는 연기뿐만 아니라 촬영장에서도 스태프들의 짐을 함께 나르고 이영아 한효주 박시후 등 젊은 연기자들을 챙기는 등 분위기 메이커로서도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이준기의 모습을 연출자인 이용석 PD가 틈틈이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지매’를 총괄하고 있는 SBS 드라마국의 이현직 CP는 “이준기가 극의 중심을 잘 잡고 있었기 때문에 일지매가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준기 개인에게도 '일지매'는 시청률과 연기력 등에 있어 향후 배우생활의 전환점을 맞이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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