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를 실점없이 넘겼지만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후 데븐 마레로 타석 때 다리 쪽에 이상을 느꼈다.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파울을 유도한 뒤 류현진은 벤치에 수신호를 보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마운드에 모여 류현진의 몸상태를 체크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더이상 공을 던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페드로 바에스로 투수를 교체했다.
류현진의 이날 공식 기록은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이 됐다. 평균자책점은 2.22에서 2.12로 더욱 낮아졌다.
다저스 구단은 경기 중 “류현진이 왼쪽 사타구니(groin)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을 던지는 마지막 동작에서 슬라이드를 하다가 미끄러진 것 같다”는 것이 현지 중계진의 설명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트레이너들 말로는 (근육이)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하더라”며 “팀에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올시즌 초반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3일 애리조나 원정경기에서 3⅔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모두 호투하며 3연승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다가 부상이 찾아오면 상승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 자기공명검사(MRI) 등 정밀검사를 받아야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3~4주 정도 선발 등판을 거를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근육 파열 등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면 수 개월의 치료 및 재활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더구나 2015년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사실상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류현진으로선 결코 부상이 반갑지 않다. 류현진은 데뷔 첫 해인 2013부터 올해까지 7번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해에도 왼쪽 엉덩이 타박상(5월 2일)과 왼쪽 발 타박상(7월 5일)으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올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이기에 부상이 더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부상이 잦은 선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그만큼 좋은 계약을 따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저스 팀으로서도 큰 타격이다. 다저스는 현재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 가운데 8명이나 DL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저스틴 터너(왼쪽 손목 골절), 야시엘 푸이그(왼쪽 엉덩이 타박상), 로건 포사이드(오른쪽 어깨 염증) 등 팀의 주축 타자들이 부상자명단에 머물러있다. 심지어 다저스의 미래이자 간판 스타인 코리 시거은 온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일찌감치 마감했다. 왼손 선발 투수 리치 힐은 왼손 가운뎃손가락 염증으로 부상자명단에 있어 전력 손실이 상당하다.
그런 상황에서 류현진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다저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다저스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바에스-대니얼 허드슨(5회)-토니 싱그라니(7회)-조쉬 필즈(8회)-켄리 잰슨(9회)가 7⅔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아 애리조나를 2-1로 누르고 최근 4연패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