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SPN 박미애 기자] 올해도 연예계는 다사다난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충격과 파장을 일으킨 사건 중 하나는 가수 MC몽의 병역 기피 의혹이었다.
MC몽은 정상 치아를 고의로 발치해 신체검사에서 치아저작기능 점수 미달로 5급 판정을 받고 병역을 면제 받은 혐의(병역법 위반)와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허위 증명서를 발급받는 등 입영을 여러 차례 연기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를 받고 있다.
MC몽은 이 사건으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SBS 예능프로그램 `하하몽쇼` 등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11월과 12월 진행된 3차례 공판에서 MC몽은 치아 발치에 대해 정상적인 의료 행위였으며 입영 연기에 대해 당시 회사에서 불법으로 진행한지 몰랐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 검찰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12월20일 진행된 3차 공판에서는 MC몽이 면제 판정을 받기 직전 뽑은 35번 치아가 제대로 있었더라도 이미 치아가 면제에 해당하는 상태였다는 증언까지 나와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MC몽 병역사건이 일으킨 후폭풍
MC몽 사건은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까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어떤 연예인보다 대중 친화적이었던 MC몽이 병역 사건에 휘말린 것과 관련 대중들은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꼈다.
MC몽이 빠진 `1박2일`은 후임자를 발탁하지 못해 고심이다. `1박2일`에서 MC몽이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보니 그 공백에 대한 부담감이 커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MC몽이 메인 MC였던 `하하몽쇼`는 갑작스럽게 중단돼 2개월 넘게 재방송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다.
이 사건은 또 정치권에서도 `핫이슈`였다. 지난 10월 국감에서 MC몽 사건이 거론되면서 병무청에서는 내년부터 병역 면제 기준을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치아, 시력 등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기 힘들며 입영 연기 기준도 엄격해질 전망이다.
|
또한 이 사건으로 병역 관련 수사가 확대, 진행 중이다. 여기에 탤런트 박해진의 병역 기피 의혹도 불거져 연예계는 병풍에 홍역을 앓고 있다. 박해진은 2004년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이 과정에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해진도 MC몽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병역 비리에 연루됨으로써 병역 관련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들의 불신은 더욱 커졌다.
첫 공판 후 MC몽은 "(재판)결과에 상관없이 대중이 원하는 길을 갈 것"이라며 입대 의사를 밝혔지만 무혐의가 입증되더라도 MC몽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감이 큰 만큼 전과 다름없이 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연예인에게 더 엄격한 병역 잣대
병역은 분단국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이번 사건 역시 병역이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또 한 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병역은 남자 연예인, 특히 생명력이 짧은 댄스 가수에게 활동의 걸림돌로 받아들여져 왔다. 한창 인기를 얻고 있을 때 입대로 활동을 중단해야 하거나 2년간의 활동 공백이 자칫 연예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대를 최대한 늦추는 경우가 많았고 그 중에는 병역을 피하려다 들통 나 호된 벌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가수 유승준이다. 유승준은 가수로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인 2002년 미국 국적을 취득, 병역을 기피한 대가로 현재까지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반면 H.O.T 출신의 문희준은 현역 복무 후 비호감에서 호감 연예인으로 돌아섰으며 가수 싸이는 대체복무 중 부실 근무 혐의가 드러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재복무 후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중들은 병역을 기피한 자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했고 병역을 충실히 이행한 자에게는 관용과 애정을 베풀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병역에 대한 대중들의 잣대가 얼마나 엄격한지 보여준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다른 어떤 사건·사고에 연루된 연예인보다 MC몽에 대한 비난이 더 혹독한 것을 보면 역시나 한국 사회에서 병역은 민감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국내에서 활동하는 남자 연예인들은 병역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