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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증권부 임일곤 기자] ◆1번 타자 이치로 (RF)
-이치로 "나만 잘하면 일본은 강한 팀이다" 라고 인터뷰 했는데, 겸손해진건가요.. 아니면 솔직한 심정일까요.
-경기 시작합니다.
-마운드에는 의사 '봉중근' 타석엔 이치로
-1구 볼
-2구 스트라이크! 1-1
(해설) 글쎄요. 이치로 관련 발언 거의 믿지 않는 게 좋습니다. 현지에서 제가 들은 이치로 발언과 일본 언론 보도는 거의 맞지가 않는 것 같아요. 현지에서 같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왜 그렇게 기사가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한국 야구팀이 일본을 상대로 WBC(월드베이스볼클레식) 8강전을 벌인 전날(18일) 점심. 여의도 한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김모 팀장(40) 눈이 컴퓨터 모니터를 향하고 있었다.
김 팀장은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실시간 문자중계를 보고 있었다. 경기가 평일 낮시간대에 열린터라 TV를 볼 수 없었지만 문자중계를 통해 경기상황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지난번 멕시코전에도 문자중계가 인기를 끌었다.
◇ 한국야구 선전, 포털 문자중계 인기
19일 포털업계에 따르면 전날 WBC 문자중계를 진행한 대부분 포털사이트의 동시접속자수는 평소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KTH(036030) 파란의 경우 평상시에 비해 야구섹션 문자중계 트래픽이 12배 이상 높게 집계됐다. 이용자가 너무 몰려 사이트 속도가 한때 느려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야후코리아는 전날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3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이 문자중계에 달아놓은 댓글만 1만3000개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다음은 아직 정확한 방문자수를 집계하지 못한 상태. 다음의 경우 전날 문자중계에 댓글을 단 네티즌이 6만명을 넘었으며, 응원 대결에 투표한 수는 약 170만에 달하는 등 WBC 개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응원댓글 투표수를 기준으로 비교해봤을 때 지난 16일 멕시코전 대비 47% 상승한 수치며, 9일 일본과의 예선전보다 2배 높은 수치다.
◇ 속사포 타이핑, 집·사무실서 TV보며 중계
포털 문자중계는 TV나 라디오 중계처럼 1~3명의 진행자가 경기상황을 알려주거나 해설한다는 점에선 비슷하다.
하지만 진행자가 전문가가 아니라 아마추어라는 점과 이들이 각자 집이나 사무실에서 중계를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한 TV를 보면서 동시에 중계창에 키보드로 입력한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이들은 경기 상황을 말이 아닌 글로 전해야 하기 때문에 속사포 같은 타이핑 능력이 필수다.
전날 한 포털의 경우 중계 속도가 다른 곳보다 느리다는 네티즌 항의 댓글 때문에 이용자들이 `더 빠른 곳`을 찾아 이동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인터넷 속성상 문자중계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진행자들은 장소에 상관없이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중계를 할 수 있다. 전날 한일전의 경우 다음은 제주도 본사에서, 네이버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중계가 진행됐다.
◇ 야구복 입고 중계· 20대 여성 캐스터 `인기`
전날 파란은 전직 스포츠신문 기자 출신 해설가와 캐스터 등 2명이 문자중계를 했다. 이들은 신대방동에 위치한 파란 본사에서 특별히 야구복을 입고 중계를 했다고 한다.
NHN 네이버는 아마추어 야구인 출신 캐스터 2명과 네이버에서 `스포츠춘추`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박동희 기자 등 총 3명이 참여했다. 2명의 캐스터는 각자 집에서, 박 기자는 이날 경기가 열린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인터넷으로 중계를 했다. 작년에는 김인식 야구감독이 베이징 올림픽 문자중계 해설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야후코리아는 문자중계 등을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업체가 맡겼다. 이곳에선 두명의 캐스터들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야후 사이트와 동시에 진행된 `어느팀이 우승할까?`란 공통 설문조사 결과 양쪽다 90% 정도 자국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아마추어 스포츠 전문 캐스터 1명이 혼자 했다. 다음은 WBC 기간 중 3명의 캐스터가 번갈아 진행하고 있다. 전날 한일전에는 `날으는 푸딩`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허 모씨가 중계에 나섰다. 특이하게도 허 씨는 여성이다.
허 씨는 20대 여성이라는 점과 특유에 재미있는 해설 솜씨가 알려지면서 30여명 규모 팬클럽까지 생길 정도. 작년에 열린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야구와 수영 등 전종목에 걸쳐 중계할 정도로 스포츠 전문가다.
허 씨는 이날 다음 제주도 본사(GMC)에서 TV를 보며 중계창에 문자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허 씨는 "네티즌 댓글을 최대한 해설에 반영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며 "문자중계는 인터넷 속성상 네티즌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쌍뱡향성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