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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vs '재미요소 모두 갖춘 통속극의 전형'
대박드라마의 기준이 되는 시청률 30%대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중인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극본 김순옥 연출 오세강)'에 대한 엇갈린 평가다.
사실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 게다가 통상적인 일일드라마 시간대치고는 1시간 가량 이른 오후 7시 20분에 전파를 타는 이 작품의 인기를 예감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초 기획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줄 몰랐다는 게 제작 관계자의 전언이다.
복수·멜로·신파 등의 3요소를 갖추고 일일극 시대의 새 장을 열고 있는 '아내의 유혹'의 인기요인을 점검해봤다.
◇인기요인 하나. 선악대립 확실한 갈등구조
대개 드라마는 극중 갈등구조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시청률도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인공들의 꼬인 관계가 부각되면서 극적 긴장감을 더해 시청자로 하여금 TV 브라운관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특히 아이까지 잃고 남편에게 무참히 버림받은 여주인공 은재(장서희)와 그를 둘러싼 이들의 계속된 갈등은 흥미진진함을 유발시킨다. 파티장에서 전남편 교빈(변우민)을 만나 다른 사람인 양 모른 척 하는 은재의 모습이나 자신을 배신한 친구였던 애리(김서형)에게 화장실에서 물세례를 끼얹는 장면, 죽은 줄 알았던 민소희(채영인)가 살아돌아오는 설정 등은 충분히 높은 극장 긴장감을 선사한다.
ID atp***를 쓰는 한 시청자는 '극중 설정이 때때로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자꾸만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주인공들의 높은 갈등이 계속해서 드라마를 보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내의 유혹'의 한 제작진도 "선과 악이 분명한 대립구도가 작품을 쉽게 이해하면서도 극적인 느낌을 주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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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요인 둘. 꿈이기에 더 강렬한 '여성들의 대리만족'
'아내의 유혹' 두 번째 인기 요인은 바로 여성들의 대리만족에 있다. 여주인공 은재의 완벽한 변신에 최근 드라마의 주 시청층으로 불리는 30~40대 주부 시청자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드라마에 빠져든다.
오직 남편밖에 모르고 살던 순진했던 은재가 복수를 위해 다른 인물로의 변신을 감행하는 것. 물론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더 드라마 속 인물 은재에 끌릴 수밖에 없다. 은재를 통해 현실에선 불가능한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극중 은재는 실력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데 이어 춤, 사교에 능한 여성으로 깜짝 변신해 전남편에게 복수의 칼날을 내민다.
이같은 모습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팜므파탈(Femme fatal)'에 대한 일종의 동경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점도 드라마의 또 다른 인기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기요인 셋. 공감 힘든 내용도 설득력을 갖게 하는 '연기자의 힘'
드라마 진행구조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아내의 유혹'은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동시에 빈틈도 적잖이 엿보인다. 얼굴에 점 하나 찍고 색깔이 변한 손톱 하나 뽑았을 뿐인데 다른 사람인 척 행동한다고 그게 통한다는 설정이나 재벌가의 파티장에 간 교빈(변우민)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다 케이크를 뒤집어쓰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 등은 종종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데는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열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장서희는 뼛속 깊이 사무친 한(恨)을 내지르는 연기와 차가운 표정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극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가고, '민여사' 정애리의 안정감 있는 연기나 악역 애리(김서형)의 히스테리컬한 분위기 등이 모두 잘 어우러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아내의 유혹'에 출연중인 이재황은 "악역 캐릭터들이 '정말 못됐다'는 마음이 들도록 연기하는 점이나 장서희 씨의 집중도 높은 연기 등이 극을 잘 살려내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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