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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10만 달러)가 열리는 베이힐 클럽&로지(파72·7454야드)는 코스를 따라 흐르고 있는 워터해저드로 악명이 높다. 18홀의 코스에는 총 7개의 큰 워터해저드가 있어 거의 매 홀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또한 103개의 벙커가 코스 안에 도사리고 있어 마음 놓고 경기를 펼치기가 쉽지 않다.
이 골프장은 소유주는 골프의 전설 아널드 파머다. 1976년 인수했다. 플로리다 올랜도 인근에선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 코스다. 미국의 베스트 코스 톱10에도 자주 이름을 올렸다.
처음 대회 명칭은 플로리다 시트러스 인비테이셔널로 열렸다가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에서 2007년부터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로 바뀌었다. 아널드 파머가 2016년 타계한 뒤에는 그를 추모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은 아널드 파머가 생전 즐겨 입었던 옷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기도 하고, 개막 전에는 코스에 세워진 그의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한다.
아널드 파머를 기리고 총상금 910만 달러의 특급 대회로 열리는 만큼 출전 선수들의 명단도 화려하다. 올해도 세계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했지만, 안타깝게도 스타들은 악명 높은 코스 앞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8일(한국시간)부터 열린 대회 1라운드부터 선수들을 괴롭혔다. 첫날에만 무려 94개의 공을 집어 삼켰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2017년 1라운드와 2012년 1라운드 그리고 2005년 2라운드 때 92개보다 2개 더 늘었다. 2라운드에선 70개,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선 각각 39개와 36개의 공이 물에 들어가 모두 154개나 빠졌다. 역대 최다는 239개였다.
공이 물에 빠지면 1벌타를 받고 들어간 위치에서 가까운 지점에 드롭을 한 뒤 경기를 해야 하는 만큼 타수를 줄여야 하는 선수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김시우(24)는 1라운드 때 무려 5개의 공을 물에 빠뜨리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최근 2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톱5 이상에 들며 상승세를 탔던 김시우는 이번 대회에서 3개 대회 연속 톱5를 노렸다. 그러나 첫날 77타를 적어내며 하위권으로 밀렸고, 2라운드에서도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컷 탈락했다.
필 미켈슨도 워터해저드에 공을 빠뜨리면서 1타 차 컷 탈락의 불운을 맛봤다. 대회 첫날엔 4언더파를 쳐 우승까지 넘본 미켈슨은 2라운드에서 무려 6오버파를 쳤다. 특히 8번홀(파4)에서의 더블보기는 치명타가 됐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그 전까지 이븐파를 쳐 컷 통과가 예상됐던 미켈슨은 이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드롭 후 3타째 공을 쳤지만,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4타 만에 그린에 올라와 2퍼트를 해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2타를 잃은 미켈슨은 결국 컷 탈락해 일찍 짐을 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