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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여러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KBS에서 선보일 새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서 PD가 박 작가와 예능국 얘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방송사 드라마 PD들의 이야기를 다룬 현빈과 송혜교 주연의 ‘그들이 사는 세상’(2008)의 예능국 버전인 셈이다. 두 사람의 이번 프로젝트는 예능국에서 준비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흥미로운 건 박 작가의 ‘예능국 외출’이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 온 당신’(2012)과 ‘별에서 온 그대’(2014)의 연이은 성공으로 박 작가의 차기작에 대한 방송가의 관심이 집중됐던 게 사실. 박 작가는 서 PD의 러브콜로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PD와 박 작가의 친분은 두텁다. 두 사람이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00년 초반 KBS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에서 PD와 작가로 만나면서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주력 장르는 다르지만 10년 넘게 친분을 이어오며 정을 쌓아왔다. 박 작가가 서 PD를 모델로 삼아 드라마 ‘내조의 여왕’(2009) 속 천지애(김남주 분)의 캐릭터를 잡았다는 건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서 PD와 박 작가의 의기투합 소식에 방송가도 술렁이고 있다. KBS 예능국 간판 PD와 스타 작가의 ‘특급 만남’이라서다. 예능 PD와 드라마 작가의 협업도 이례적인 일. 서 PD와 박 작가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관심사다. KBS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 등 예능 프로그램을 두루 거진 박 작가는 톡톡 튀는 캐릭터와 재치있는 에피소드 구성에 정평이 난 작가다. 예능 제작을 경험해 순발력과 유연함을 두루 갖춰 이야기를 경쾌하게 이끌어 가는 게 박 작가의 특기. 여기에 서 PD의 섬세한 기획력이 만나 어떤 콘텐츠가 나올지 방송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 PD는 ‘사마귀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 ‘생활의 발견’ 등의 코너로 201년부터 2013년까지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연출자다. 현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1박2일’ 시즌3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죽어가던 프로그램에 활력을 줘 ‘KBS 예능국 산소탱크’라 불렸다.
서 PD와 박 작가의 프로젝트는 이르면 올봄 방송을 목표로 기획단계가 한창이다. 방송 시간대는 금요일 편성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가 유독 금요일 오후 시간대에 시청률 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박중민 예능국 국장은 “현재 방송 시기 및 편성 등의 문제는 정해진 게 전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