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체력 고갈로 스스로 무너진 추성훈, 데니스 강 전철 밟나?

이석무 기자I 2010.07.04 14:11:06
▲ 추성훈. 사진=수퍼액션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1년만에 옥타곤에 복귀한 '풍운아' 추성훈(34.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UFC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추성훈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MGM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종합격투기 'UFC116' 미들급 경기에서 크리스 리벤(미국)에게 3라운드 4분40초만에 삼각조르기 기술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물론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더 아쉬웠던 이유는 상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너졌다는 점이다.

추성훈은 초반 경기를 효과적으로 잘 풀어갔다. 만만치 않은 타격가인 리벤을 상대로 스탠딩에서 효과적으로 맞섰다. 특히 장기인 유도식 테이크다운으로 리벤을 압박하면서 유리하게 이끌었다. 적어도 2라운드 중반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2라운드 후반에 접어들면서 추성훈은 급격히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오히려 추성훈이 흔들리자 리벤은 오히려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는 리벤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3라운드에서 추성훈의 체력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상대를 쓰러뜨리고 위에서 누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밑에 깔린 리벤이 추성훈을 몰아붙일 정도였다. 그만큼 추성훈이 상대를 압도할만한 힘이 없었다는 의미였다.

결국 추성훈은 UFC 미들급에서 결코 그라운드 실력이 보통 수준으로 평가받는 리벤에게 삼각조르기를 당해 탭을 쳐야 했다. 보통 같으면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었겠지만 이미 힘이 빠질대로 빠진 추성훈은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유도 강국인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를 지냈던 추성훈으로선 치욕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날 결과는 자신의 생애 두 번째 패배일 뿐이었다. 하지만 추성훈의 격투가 경력에 있어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이 경기 패배로 UFC 타이틀 도전과 같은 높은 목표는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1년만에 가진 경기였고 상대가 몇 주전에 갑자기 바뀐 것이 추성훈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것이 결코 패배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특히 5분 3라운드 동안 경기를 풀어갈 체력이 없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년전 앨런 벨처와의 UFC 데뷔전에서도 추성훈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그 때는 운좋게 이겼지만 이번에는 불행히도 패했을 뿐이다.

이번 패배로 추성훈의 UFC내 입지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추성훈이 불과 3경기 만에 데니스 강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다음 경기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데니스 강의 뒤를 그대로 따르는 모습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