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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도마위에 오른 비활동기간 훈련 문제에 대해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선수 투표를 통해 선수노조 설립을 선언한 선수협은 8일 저녁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팬들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가한 손민한 선수협회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비활동기간 훈련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선수협의 비활동기간 훈련 반대 입장과 관련해 손민한 회장은 "우리는 없는 규정을 새로 만들어서 지키자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규약을 선수들이 지키자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매년 2월부터 10월까지 연봉을 10차례로 나눠 받게 된다. 반대로 연봉이 지급되지 않는 12월과 1월은 이른바 '비활동기간'이라고 해서 선수들이 합법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을 수 있다. KBO도 지난 2001년 야구규약 139조에 '비활동기간 단체 훈련 금지'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각 구단은 1월 중순부터 전지훈련을 떠나고 12월에도 자율훈련이라는 명목으로 팀훈련이 실시되는 것이 현실이다. 선수들도 일부 스타급 선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의반 타의반으로 팀훈련에 참가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선수협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1월 18일 선수협 이사회를 통해 '1월20일 이전 전지훈련을 떠날 경우 해당 구단 상조회에 벌금 5000만원을 부과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자 일부 구단 감독은 물론 선수들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특히 개인훈련 여건이 좋지 않은 저연봉 선수들의 경우 "겨울에 훈련할 곳이 없다"고 불만을 내비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손민한 회장은 이같은 반발에 대해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손민한 회장은 "겨울에 훈련을 하기 힘든 것은 고연봉 선수나 저연봉 선수나 마찬가지다. 고액연봉 선수라 하더라도 따뜻한 해외에 가서 훈련하기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손민한 회장은 비활동 기간 훈련 금지 준수가 선수 개개인을 위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시즌 내내 야구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야구선수가 일반인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것.
손민한 회장은 "일본에서는 비활동 기간을 사회로 돌아가는 준비를 하는 시기로 인식돼있다. 또한 프로야구 선수도 선수 이전에 가족의 일원이다. 비활동 기간 만큼은 가족과 같이 보낼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지어 구단이 비활동 기간에 훈련하는 것을 제발 막아달라는 부탁 아닌 부탁 전화까지 선수협으로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비활동 기간 훈련에 대한 벌금도 늘릴 가능성을 내비쳤다. 손민한 회장은 "5000만원의 벌금은 8개구단 대표자 회의에서 정한 것이다. 선수들 입에선 벌금을 1억원으로 올리자는 얘기가 나온다. 모 구단에서 대신 벌금을 내줄테니 운동하라고 하니까 일부 선수는 '구단이 대신 내주지 못하게 벌금을 더 올리자'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선수협 권시형 사무총장은 "한 시즌 3/4 이상 1군에 등록한 선수의 경우 비활동 기간 훈련 금지를 지키더라도 그 외 선수는 예외를 인정할 생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 스스로 훈련 참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선수입장에선 구단 훈련에 참가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선수 본인의 의사가 존중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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