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사에 큰 족적 남기고 떠나는 조웅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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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09.10.30 11:04:23
▲ SK 조웅천. 사진=SK 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마운드의 철인' 조웅천(38.SK)이 결국 유니폼을 벗는다.

조웅천은 30일 구단을 방문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김성근 감독을 찾아가 선수생활을 마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조웅천은 "아쉽긴 하지만 후회 없이 선수생활을 했다고 자부한다.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일 때 물러나야 팀과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지도자 수업을 받아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조웅천이 프로 20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에 남긴 족적은 엄청나다. '기록의 사나이'로서 송진우, 양준혁과 함께 조웅천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순천상고 졸업 후 1990년 꼴찌팀 태평양 돌핀스의 연습생으로 프로무대에 발을 들어놓은 조웅천은 이후 5년 동안 패전처리와 2군을 오가면서 그저그런 선수로 머무는 듯 했다.

작고 마른 체구에 빠른 볼을 가지지도 않은 사이드암 투수였지만 뒤늦게 조웅천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1995년 29경기 80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조웅천은 1996년 현대로 간판을 바꿔달면서 성공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조웅천은 1996년 팀 전체 경기수의 절반이 넘는 68경기에 나와 6승5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한데 이어 1997년에도 55경기 등판에 7승2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2.84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 최고의 구원투수로 발돋움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오던 조웅천은 2000년대 들어 직구-커브-포크볼의 구종 레퍼토리에 체인지업을 추가하면서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나이가 들면서도 꾸준한 자기관리와 철저한 훈련을 바탕으로 1996년부터 2008년까지 13년 연속 한 시즌 50경기 등판을 이뤘다. 단지 많은 경기에 출전한 것만이 아니라 2001년과 2006년을 제외하고는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놓친 적이 없다. 2003년과 2007년에는 1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마무리투수로 나서 30세이브를 달성했다.

조웅천은 20년 동안 꾸준히 활약하면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7년 4월 19일 문학 KIA전에선 프로 최초로 7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고 2008년 8월 27일 문학 두산전에선 800경기 등판을 이뤘다.

조웅천이 기록한 최다등판기록 813경기 출전은 현역 선수 가운데 단연 1위다. 2위인 LG 류택현이 795경기에 등판해 내년 시즌 조웅천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지만 투구이닝에서 류택현(555⅓이닝)은 조웅천(1092⅔이닝)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

조웅천으로선 사실 올해가 너무 아쉽다. 그동안 부상을 모르고 살았던 조웅천에게 올해 찾아온 팔꿈치와 엄지 손가락, 어깨 부상 등이 그의 기록행진을 가로막았다. 팔꿈치 통증 때문에 전지훈련에서 조기귀국한데 이어 시즌 도중에는 어깨 통증까지 그를 괴롭혔다.

통산 813경기에서 64승 54패 89홀드 98세이브의 화려한 기록을 세웠지만 올해는 겨우 5경기에 나서 4⅓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1홀드 평균자책점 4.15가 성적의 전부다.

불펜의 핵이었던 조웅천이 빠진 SK 마운드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남은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KIA의 벽을 넘지 못했다. 언제나 마운드를 굳게 지켰던 조웅천이 마치 팀의 패배를 자신의 책임처럼 느낀 것은 당연했다. 결국 그런 마음이 은퇴라는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8년까지 보여준 기량과 중간계투요원이라는 그의 보직을 감안할때 조웅천의 은퇴는 이른 감이 있다. 마운드 위에서 위기 순간마다 빛났던 변화무쌍한 그의 공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은 팬들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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