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두산 에이스 리오스(35)가 20승을 해냈다. 이제 '리오스'라는 등록명은 '한국 프로야구 현역 최고 투수'와 동의어로 쓰여도 무방하다. 드러난 숫자 속에 감춰진 기록들을 들춰보면 왜 리오스가 최고 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효율성과 파워 겸비
리오스는 차로 비유하면 고급 세단과 SUV,경차의 장점을 고루 갖춘 투수다. 힘도 좋고 안정감도 갖고 있다. 여기에 효율도 높다.
리오스는 19일 현재 14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류현진(한화.169개)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주목할 것은 리오스의 이닝이터 본능이다. 무려 213.1이닝을 소화하며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당 7.1이닝을 소화해낸 셈이다. 류현진도 199이닝을 던지는 철완을 과시하고 있지만 리오스에는 미치지 못한다.
상식적으로 삼진이 많으면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투구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땅볼이 많으면 공 1개로 타자를 잡아낼 수도 있지만 삼진으로 잡으려면 최소 3개의 공을 던져야 한다.
땅볼을 잡아내는 능력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오스는 플라이볼/땅볼 비율이 0.63이다. 분모인 땅볼이 분자인 플라이볼보다 월등히 많다는 뜻이다. 선발 투수 중에선 윤석민 스코비(이상 KIA) 전병호(삼성) 등이 리오스보다 땅볼 비율이 높다. 그러나 그들은 삼진 비율에선 리오스를 따라가지 못한다.
리오스는 직구와 컷 패스트볼,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땅볼 잡기에 용이한 떨어지는 변화구는 주무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땅볼이 많은 것은 그만큼 효율적인 완급 조절 능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된다. 힘도 좋고 오래가는 에너자이저 투수인 셈이다.
빠른 카운트에서의 승부도 긴 이닝 소화에 도움이 됐다. 리오스는 408번의 타자 상대를 3구 이내에 끝냈다. 무려 47.6%에 이른다.
▲위기에 강하다
선발 투수는 한 경기서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적어도 한두차례는 위기를 겪게 마련이다. 리오스는 바로 이 위기서 강했다.
우선 리오스는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더욱 좋은 공을 던졌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9푼8리에 불과하다. 만루서는 더 잘 던졌다. 피안타율이 9푼1리로 확 떨어진다. 만루 위기가 열번 있으면 채 한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물론 1,3루 등 부분별 위기서는 약점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위기 상황에선 보다 좋은 공을 던졌음을 알 수 있다.
볼 카운트별로 피안타율을 나눠봐도 좋은 예가 된다. 리오스도 천하무적이 아닌 만큼 0-1(.365) 1-2(.302) 1-3(.286)등 불리한 카운트서는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3에선 피안타율이 1할5푼7리에 불과하다.
중심타자도 안두렵다
위기에 강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집중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모든 투수들은 중심 타자 상대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 팀에서 가장 빼어난 타자들이 배치되니 당연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오스는 반대 현상을 보였다.
클린업 트리오로 불리는 3,4,5번을 상대로 각각 2할3푼3리 2할5푼 2할9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톱타자에겐 2할7푼3리로 약했다. 중심타선을 상대했을 때 오히려 강해지는, 보다 강력한 공을 뿌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리오스는 시즌 초반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 당시 윤석환 두산 코치는 "다른 문제보다는 하위타순을 너무 쉽게 상대하다 나온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집중력 있는 리오스는 그만큼 무섭다는 또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던질수록 강해진다
힘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개 공 갯수가 늘어나면 흔들리는 투수들이 많은 이유다.
그러나 리오스는 반대다. 스타트는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공을 던질수록 더욱 힘을 내는 스타일이다. 리오스가 가장 많은 점수를 내준 이닝은 4회(11점)이며 1회(9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투구수 별로도 1개~20개때 2할2푼5리, 21개~40개때 2할5푼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61개~80개때는 9푼2리, 81개~100개에는 8푼9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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