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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단독 선두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단 1타 차다.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100%(14/14), 그린 적중률 83.33%(15/18), 퍼트 수 26개 등으로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고진영은 “좋은 퍼트와 샷이 많이 나와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이렇게 잘 친 건 오랜만”이라며 “남은 3일 동안 퍼트가 더 잘돼 계속 경쟁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이날 넬리 코다(미국), 린 그랜트(스웨덴) 등 LPGA 투어에서 제일 가는 장타자들과 함께 경기를 펼쳤다. 코다는 올 시즌 평균 268.275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날리며 이 부문 14위에 올라 있고, 그랜트 역시 267.900야드로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고진영은 257.301야드로 77위.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진영의 평균 티샷은 242야드에 불과했다. 반면 코다는 276야드를, 그랜트는 267야드를 날렸다.
고진영은 “코다와 그랜트가 저보다 30~40m 정도 더 멀리 보냈다. 내가 초등학생 같았고 그들은 대학생 같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고진영은 “그렇지만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한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오프 시즌에 더 많이 연습하고 열심히 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욕을 보였다.
고진영은 비거리에서는 동반 플레이어들에 한참 뒤쳐졌지만, 스코어는 이들을 압도했다. 고진영이 7언더파를 몰아쳐 공동 2위에 올랐고 그랜트가 5언더파 공동 11위, 코다가 3언더파 공동 31위에 자리했다. 이 골프장은 비거리보다 작은 그린에 공을 정확하게 올려야 하는 ‘세컨드 샷’ 코스다.
고진영은 ‘동반 플레이어들보다 비거리에서는 30m 뒤졌지만 이들보다 좋은 스코어를 낸 것이 세컨드 샷 코스의 완벽한 예가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린이 너무 작아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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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21년 이후에는 늘 동반 플레이어들보다 먼저 두 번째 샷을 했기 때문에 그 점이 조금 아쉽다”고 덧붙였다. 골프는 거리를 더 많이 남긴 선수가 먼저 샷을 하기 때문에 비거리가 길지 않은 고진영이 늘 먼저 두 번째 샷을 했다는 뜻이다.
올해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에서 우승한 고진영은 6개월 만에 시즌 3승에 도전한다. 파운더스 컵 우승 후 9개 대회에서 톱10 한 차례(8월 CPKC 여자오픈 준우승)에 그칠 정도로 흐름이 좋지 않았던 고진영은 당시 너무 많은 연습량 때문에 오히려 지쳤다고 돌아봤다.
고진영은 “파운더스 컵에서 우승한 뒤에는 2주 동안 매일 8시간이 넘는 시간을 연습에 매달렸다. 그러다 보니 운동 에너지가 떨어졌고 정작 경기에서는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금은 최대 3, 4시간으로 연습 시간을 줄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20대 후반인 고진영은 “내 나이를 생각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훈련량 조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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