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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처럼…모로코 4강 기적에 아프리카·아랍까지 ‘열광’

주미희 기자I 2022.12.11 11:53:17

모로코 4강행에 아랍·아프리카까지 ‘기쁨과 감격’
아프리카축구연맹 "대륙의 역사"…아프리카연합 의장 “역사적이고 환상적”

모로코 팬들이 11일 모로코 축구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기뻐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진출 기적을 썼던 때를 보는 듯하다.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4강에 오르며 최고 돌풍의 팀으로 우뚝 서자, 모로코 팬들이 기다렸다는 듯 거리로 쏟아져나와 축제를 즐겼다.

11일(한국시간) AP통신은 “‘아틀라스의 사자’들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최초의 아프리카 팀이자 아랍 팀”이라며 “모로코인들이 북아프리카부터 유럽 전역의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고 경적을 울리며 역사적인 승리를 기뻐했다”고 전했다.

라바트 시민인 모하메드 아민은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서 뛴 것처럼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제는 트로피를 원한다”며 “선수들이 전 세계에 모로코 명성을 드높였다”고 기뻐했다.

경기가 열린 카타르 도하에서는 모로코 국기색인 빨간색과 초록색 옷을 입은 수백 명의 모로코 팬들이 구호를 외치고 북을 울리며 국기를 흔들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에 속했지만 아랍권 국가로 묶인다. 모로코의 4강 진출 기적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아랍 국가들에고 큰 기쁨을 전파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살레 알 레이즈는 AP통신에 “중동에서 열린 첫 월드컵에서, 유럽과 남미 팀들이 지배해 온 축구 세계에서 모로코가 아랍을 대표했다”며 “모든 아랍 국가들이 모로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에서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모로코 국기를 나란히 놓고 ‘하나의 국민, 하나의 국가’라는 슬로건이 적힌 포스터를 내걸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이브라힘 알 릴리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다. 마치 팔레스타인 선수들이 경기하는 것 같다”며 감격해 했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부지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목격됐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인들은 경적을 울리며 차를 몰고 거리로 나왔고, 소셜 미디어에는 길 건너편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감시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인들이 ”모로코!“를 외치는 영상이 게재됐다”고 설명했다.

모로코의 경이로운 질주는 아프리카 전역에도 반향을 일으켰다. 아프리카 축구연맹은 모로코가 승리한 뒤 트위터에 “대륙의 역사”라고 썼고, 아프리카 연합 의장이자 세네갈 대통령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도 트위터에 “역사적이고 환상적”이라고 적었다.

모로코와 북아프리카 라이벌인 튀니지에서도 “아랍과 아프리카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모로코 팀이 이룬 업적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 거주하는 모로코인들도 축하 행렬에 동참했다. 브뤼셀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카페나 야외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모로코가 승리를 확정하자 기쁨의 환호를 내질렀다. AP통신은 대부분의 평화적인 축하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경찰은 59명을 잠시 구금시켰고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고,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일부 술을 마신 모로코 팬들이 물건을 집어던져 전경들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결승골 넣고 기뻐하는 모로코 유시프 누사이리(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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