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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기자] 사상최고의 흥행실적을 낸 2009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각 부문별 타이틀의 윤곽이 대충 드러나는 가운데 평생 한번 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 타이틀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신인왕 경쟁은 두산의 '집안 싸움'으로 압축됐다. 기존의 홍상삼, 이용찬에 고창성까지 도전장을 냈다.
고창성은 올 시즌 72.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1.98에 15홀드를 기록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9승을 올린 홍상삼이나 팀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며 25세이브를 챙긴 이용찬의 기록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부 사항으로 들어가면 고창성의 역할도 홍상삼, 이용찬에 비해 전혀 뒤질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우선 평균자책점 1.98은 이용찬(4.35), 홍상삼(5.23)을 압도한다. 고창성의 출전 이닝이 적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는 뜻이다.
고창성은 또한 WHIP 0.96으로 1이닝 당 1명 미만의 출루만 허용했다는 얘기다. 이는 이용찬의 1.30, 홍상삼의 1.58에 비해 상당히 돋보이는 성적이었다. 에서도 고창성은 0.96으로 이용찬(1.30), 홍상삼(1.58)에 앞서 있다. 고창성의 WHIP는 올시즌 7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피장타율이다. 고창성은 이 부문 0.269로 이용찬(0.350), 홍상삼(0.472)은 물론이고 최고의 불펜투수라는 임태훈(0.291)보다도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올 시즌 고창성이 내준 홈런은 단 1개 뿐이었을 정도로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현장 평가에서도 고창성에 대한 두산 코칭 스태프의 신뢰를 느낄 수 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롯데와의 포스트시즌 일전을 앞두고 "임태훈과 고창성이 이기는 경기를 막아줘야 승산이 있다"며 '승부의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김 감독은 "고창성이 기록한 홀드는 다른 투수들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윤석환 투수 코치 역시 "보는 시각에 따라 홍상삼, 고창성, 이용찬에 대한 평가가 나눠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고창성에게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럼에도 고창성의 이름이 신인왕 후보군에서 뒤처져 있는 이유는 중간 계투로 출전해 홀드를 올리는 데다 직구 스피드도 140km/h 언저리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창성은 "신인왕은 선발 10승이나 마무리 30세이브처럼 눈에 띄는 기록을 가진 선수들이 유리할 것 같다"며 "내가 욕심을 낸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마운드에 올라 열심히 공을 던질 뿐"이라고 겸손하게 덧붙인다.
현재 고창성의 인지도가 홍상삼 이용찬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아직 역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신인왕은 정규시즌의 활약을 근거로 정해지지만, 포스트시즌의 활약이 일정부분 영향을 주기도 한다. 고창성이 시즌 초 보여주던 0점대 평균 자책점의 활약을 포스트시즌에서도 펼칠 수 있다면 신인왕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
고창성은 지난 14일 1군에서 제외돼 컨디션을 조절해 왔고, 24일 잠실 삼성전 때 1군에 복귀해 1~2경기 감각을 조율한 뒤 롯데와의 포스트시즌에 대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