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빅뱅이 2016년 12월 발매한 정규 3집 ‘메이드’(MADE)입니다. 빅뱅이 앨범을 낼 때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신사옥의 탄생으로 지금은 구사옥이 됐네요.)에서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
청춘의 사랑, 이별, 상처, 방황, 성장, 우정, 그리고 유쾌한 일탈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다룬 총 11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데뷔 10주년을 맞았을 때 내놓은 앨범인지라 빅뱅 특유의 감성과 YG 하면 떠올랐던 대중적 힙합 사운드가 완벽에 가까운 시너지를 낸 곡들로 앨범이 가득 채워졌죠. 말 그대로 ‘빅뱅 음악의 정수’인 앨범이 아닐까 합니다. 팬덤과 대중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은 ‘K팝 명반’을 논할 때 ‘메이드’가 절대 빠져선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곡들이다 보니 음원 차트 성적이 대단했습니다. 당시 빅뱅은 3집에 담은 11곡 중 8곡을 2015년 5월부터 8월까지 2곡씩 선공개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새로운 곡을 내놓을 때마다 어김없이 차트 1위를 휩쓸었습니다. 그해 봄부터 여름까지 빅뱅이 음원 차트를 씹어 먹는 광경이 펼쳐졌으니 그야말로 ‘빅뱅 천하’였다고 할 수 있죠.
그렇게 긴 시간이 흘러 2016년 12월에 되어서야 빅뱅은 8곡에 ‘에라 모르겠다’, ‘라스트 댄스’(LAST DANCE), ‘걸프렌드’(GIRLFRIEND) 등 신곡 3곡을 추가한 ‘메이드’와 함께 팬들 곁으로 돌아왔죠. 역시나 마지막 신곡들이 나왔을 때도 음원 차트 정상엔 빅뱅의 이름이 있었고요.
1년 7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펼치며 선보인 앨범인 데다가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었습니다. 2집 ‘리멤버’(Remember) 발매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앨범이자 군입대 전 ‘완전체’로 발매하는 마지막 앨범이기도 했고요. 그렇기에 앨범에 대한 빅뱅 멤버들의 열정과 애정은 남달랐습니다.
인터뷰 당시 태양은 “싱글로 새로운 곡을 발표할 때마다 반응이 좋아서 부담이 컸고,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힘들게 만든 앨범이라 애착이 강하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팀에 없지만 그땐 있었던 승리는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멤버들 모두 이번 앨범이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걸 잘 안다”고 강조했었죠.
‘라스트 댄스’를 소개하면서 지드래곤은 “추상적이고 예쁜 가사를 쓰려고 하지 않고, 하루하루 느낀 감정을 진정성 있게 일기 쓰듯이 써내려간 곡”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순간을 기억해’라는 가사를 언급하면서 “우리를 아는 모든 분들이 지난 10년간 빅뱅 음악과 함께 쌓은 좋은 기억을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한다”는 소망도 드러냈고요.
첫 인터뷰 땐 곡이 2곡뿐이었다보니 각 곡에 대한 세세한 대화가 오갔는데, ‘배배’에 들어간 ‘영원히 넌 스물다섯이야 내게’라는 가사 내용이 특히 화두였습니다. 당시 지드래곤과 열애설에 휩싸였던 일본 모델 미즈하라 키코의 나이가 25살이었기 때문이죠.
그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지드래곤이 “그 친구(미즈하라 키코)가 스물다섯인가요?”라고 답하며 묘한 미소를 지어 보였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면서 지드래곤은 해당 가사에 대해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랑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은 구절이었다. 곡의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숨은 의도가 있는 곡인지 아닌지를 떠나 ‘배배’는 나온 지 8년여가 흐른 지금 들어도 세련되고 힙한, 빅뱅 멤버들의 재기발랄한 매력이 가득 담긴 곡이라는 생각입니다.
최근엔 태양이 방탄소년단 지민과 부른 신곡 ‘바이브’(VIBE)로 음원 차트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저력을 발휘 중입니다. 지드래곤은 올해 새 솔로 앨범 발매를 비롯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예고해둔 상태이고요. 대성과 탑은 아직 음악 활동 관련 소식이 없네요.
각기 다른 둥지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빅뱅 멤버들이 앞으로 따로 또 같이 활동해나가며 ‘메이드’에 담은 곡들과 같은 명곡을 자주 들려주길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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