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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7타 몰아치며 역전드라마...파운더스컵 우승

주영로 기자I 2019.03.25 10:38:19
고진영.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고진영(24)이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3승째를 거뒀다.

고진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류유(중국), 제시카 코르다, 넬리 코르다(이상 미국),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이상 21언더파 267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2017년 인천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비회원 신분으로 우승했다. 당시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따냈고, 2018년 2월 호주에서 열린 호주여자오픈에서 데뷔해 67년 만에 신인 데뷔전 우승이라는 기록을 썼다.

2014년 KLPGA 투어로 데뷔한 고진영은 당시 신인왕 경쟁에서 백규정(24)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지난해 LPGA 투어에선 조지아 홀(잉글랜드)와의 경쟁 끝에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루키 시즌 보냈다. 그 뒤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던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LPGA 진출 이후 2승,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공동 선두로 나선 시간다와 류유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경기 시작부터 샷에 불을 뿜으며 추격에 나섰다. 2번과 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챙기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고, 7번홀에서 3번째 버디를 낚으며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 추격에 더욱 속도를 냈다. 11번홀 버디에 이어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는 3연속 버디 행진을 벌이며 단독 선두로 앞서 나갔다. 뒤에서 경기한 류유가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를 허용했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연장전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고진영은 “대회 마지막 날 성적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경기에만 집중한 것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미국 본토에서 열린 대회에서 첫 우승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둔 고진영이지만 미국에서 열린 대회를 제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미국에서 거둔 첫 승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호주여자오픈 이후 우승이 나오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해맑게 웃었다.

고진영이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따라 하기다. 그는 “안 좋은 샷이 나와도 화를 내지 않고 그냥 클럽을 백 안에 넣고 걸어가는 존슨의 이야기를 제니퍼 송에게 들었다”며 “그래서 3라운드와 4라운드 때 따라 해봤는데 36홀 동안 보기 없이 버디 15개를 잡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세영(26)과 김효주(24)는 17언더파 271타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허미정(30)은 16언더파 272타 단독 1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싱가포르에서 끝난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 이어 LPGA 투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박성현(26)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공동 14위로 미끄러졌다. 경기 초반 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챙기며 역전 가능성을 높였지만, 이후 버디 3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를 적어내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고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고진영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이번 시즌 4승을 합작했다. 개막전으로 열린 다이아몬드 리조트 트러스트 오픈에서 지은희가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이어 양희영(혼다 타일랜드), 박성현(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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