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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③]소설과 영화, 이런 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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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숙 기자I 2008.11.05 12:19:44
▲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지난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박현욱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평범한 남자 덕훈과 다른 남자와도 결혼하겠다는 아내 인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라는 결혼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면서 화제가 됐고 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소설의 영화화가 결정이 됐을 때 대체 자신만의 독특한 결혼관을 가진 인아 역할을 어느 여배우가 맡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개성 있고 눈에 띄는 역할이지만 동시에 관객들에게 ‘욕먹기 십상인’ 역이기 때문이다.

소설이 영화가 되고, 글이 영상이 되고, 인아가 손예진이라는 인물의 옷을 입고 눈앞에 나타났을 때 많은 관객들이 그녀 때문에 즐거워하거나 화를 냈다. 그만큼 손예진의 연기가 뛰어났다는 뜻일 것이다.

소설 속 인아가 축구에 빗댄,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설득 당하고 마는’ 자신만의 논리로 남편 덕훈과 독자들을 KO시켰다면 손예진은 자신의 미모와 애교를 최대한 활용해 인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점이 소설과 영화가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이 된다.

소설에서는 덕훈이 인아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와 인아라는 인물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 하지만 영화는 소설만큼 많은 설명을 할 수 없다는 매체 특성상 인아 역의 손예진은 관객들을 설득하기 위해 인아의 주장을 설명하는 노력 못지않게 자신의 매력을 100% 발휘해야 했다.

그 결과 “손예진이라면 남편을 둘 갖겠다고 해도 이해해줄 수 있다”는 관대한 남성 관객들도 생겨났다. 원작자인 박현욱 작가도 “내가 며칠간 책을 뒤적이고 고민하며 몇 페이지에 걸쳐 써야하는 이야기가 손예진이 스크린에 등장하자 바로 설명이 되더라”고 감탄했을 정도다.

한편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축구와 접목시켜 남성 독자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던 것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최소화 됐다는 것은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가 가진 아쉬움이기도 하다.

소설 속 축구 이야기는 인아의 철학을 쉽게 설명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영화 속 축구 이야기는 (인아의 캐릭터 설명이 많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캐릭터에 녹아든 정도로만 표현이 돼 소설에서만큼 깊이감을 갖지 못했다.

또한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찾아가는 곳은 뉴질랜드이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축구팀(FC바르셀로나)이 있는 스페인으로 공간이 바뀌었다. 이에 대해 정윤수 감독은 “주인공들이 이 사회를 떠나야 하는 것은 맞는데 기왕이면 인아와 관련이 있는 곳으로 하고 싶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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