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남성 중심인 IOC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그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선거에서 1차 투표 만에 과반을 획득하며 나머지 6명의 남성 후보를 단번에 제쳤다. 그가 IOC 유리 천장을 한 번에 부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IOC 조직에서 첫 여성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이 탄생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운동 선수, 특히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대거 코번트리에 몰렸다고 경쟁자였던 서배스천 코(영국)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분석했다.
1894년 초대 위원장인 디미트리우스 비켈라스(그리스)가 선출된 이후 130여년 역사에서 여성 IOC 위원장이 나온 건 처음이다.
후보조차도 여성으로는 2001년 제8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미국 조정 올림픽 대표 출신의 아니타 디 프란츠가 유일했다. 사상 2번째 여성 후보였던 코번트리가 역대 최고 경쟁률 ‘7대 1’을 뚫고 IOC의 새 시대를 열었다.
IOC 위원장 선거는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진행하는데, 코번트리는 1차 투표에서 전체 97표 중 49표를 얻어 단번에 당선됐다.
|
1983년 9월생으로 만 41세인 코번트리는 처음 위원장직을 맡는 시점 기준으로는 2번째 최연소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에르 드 쿠베르탱(프랑스) 남작이 제2대 IOC 위원장을 맡기 시작한 1896년, 만 33세가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올림픽 메달만 7개를 보유한 짐바브웨의 스포츠 영웅이다. 짐바브웨가 동·하계를 통틀어 역대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모두 8개(금3·은4·동1)인데, 이중 금메달 1개를 제외하곤 모두 코번트리 당선인이 획득했다.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고, 특히 여자 배영 200m 올림픽 2연패도 이뤘다.
그는 2016년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엔 본격적으로 체육 행정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2년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돼 8년간 활동하며 선수위원장도 맡았다. 2023년부터는 IOC 집행위원으로 일했고, 2032년 브리즈번 하계올림픽 조정위원회도 이끌어왔다.
|
코번트리 당선이는 매니저였던 타이런 시워드와 2013년 결혼해 두 딸을 둔 어머니이기도 하다.
코번트리 당선인이 ‘유럽 남성’ 중심의 보수적 조직이라 여겨진 IOC의 변화를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코번트리 당선인의 임기는 2033년까지이며, 이 기간 4번의 동·하계 올림픽을 관장한다. 우리나라 전북이 도전하는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도 코번트리 당선인 임기 중 이뤄진다.
코번트리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정말 강력한 신호”라며 “우리는 진정으로 글로벌화하고 있으며,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8년 동안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 24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