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17번홀' 올해 58개 '풍덩'..호마, 더블보기로 60만달러 날려

주영로 기자I 2023.03.13 10:57:58
맥스 호마가 17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58개 풍덩.’

악명 높은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 17번홀(파3)이 올해는 58개의 골프공을 집어삼켰다.

1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달러)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17번홀. 맥스 호마(미국)은 137야드 거리의 길지 않은 파3 홀에서 회심의 샷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핀보다 왼쪽으로 날아가더니 그린 뒤 호수에 빠졌다.

호마는 이번 대회에서 17번홀의 호수에 공을 빠뜨린 58번째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16번홀까지 이글 1개에 버디 3개를 골라내 10언더파까지 타수를 줄였던 호마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로 홀아웃하면서 8언더파로 내려앉았고 순위도 3계단 뒷걸음쳐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공동 3위로 끝냈더라면 132만5000달러의 상금을 받을 수 있었던 호마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상금이 73만6607달러 줄어 거의 60만달러를 날린 셈이 됐다.

이 홀은 전장이 130야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린이 호수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핀의 위치와 바람의 세기 등에 따라 갭 웨지부터 9번 아이언까지 다양한 클럽으로 티샷해야 할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길거나 짧게 치면 여지없이 공이 물에 빠지게 돼 정확한 거리 계산이 필요하다.

최근 20년 동안 17번홀에 호수에 빠진 공의 개수는 평균 49.15개다.

2007년 대회 때 93개가 빠져 최다를 기록했고, 2003년과 2010년 29개로 가장 적었다.

2021년부터는 매년 50개 이상씩 물에 빠졌다. 2021년 66개, 2022년 57개 그리고 올해 58개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선 마지막 날에만 13개의 공이 물에 빠졌는데, 이는 2019년 17개 이후 가장 많다. 2003년 이후 마지막 4라운드에서 10개 이상의 공이 물에 빠진 것은 모두 10번 나왔다.

라운드별로는 1라운드 18개, 2라운드 25개, 3라운드 2개, 4라운드 13개로 집계됐다.

까다로운 홀이지만, 전장이 짧아 종종 홀인원과 같은 볼거리도 나온다.

올해는 해이든 버클리(미국)와 에런 라이(잉글랜드), 알렉스 스몰리(미국)가 1개씩 홀인원을 기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982년부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치르면서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 17번홀에서 작성된 홀인원은 13개였다. 올해 한꺼번에 3개가 나왔다. 특히 17번홀에서 한 대회 때 2개 이상의 홀인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 17번홀의 평균 타수는 3.13타로 집계됐다.

홀인원 3개에 버디 79개 나왔으나 보기 45개와 더블보기 29개, 트리플보기 이상 10개로 타수를 줄인 선수보다 까먹은 선수가 더 많아 ‘악명의 홀’임을 다시 증명했다.

맥스 호마의 17번홀 상황. (사진=PGA 투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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