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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더 비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비영어권 영화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르헨티나, 1985’에 트로피를 넘겨줬다. 박 감독은 이날 트로피를 두고 △‘서부 전선 이상없다’(독일)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 △‘클로즈’(벨기에)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인도) 등 네 작품과 경합을 펼쳤다.
당초 ‘헤어질 결심’과 함께 ‘RRR’, ‘서부 전선 이상없다’가 강력한 수상 후보로 예측됐으나, 외신 등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아르헨티나, 1985’가 수상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최하는 골든글로브는 매년 미국 LA에서 열리는 시상식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양대 영화상으로 손꼽힌다. 매년 3월 열리는 아카데미보다 한 달, 혹은 두 달 정도 앞서 개최되기 때문에 아카데미 수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한국 작품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20년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최초다. ‘기생충’은 당시 비영어권 영화 작품상의 전신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2021년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한인 이민 가족을 소재로 만든 미국 영화 ‘미나리’로 이 상을 받았다. 지난 해엔 배우 오영수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으로 한국인 최초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박 감독이 수상 후보에 오르면서 한국계 콘텐츠의 네 번째 수상이 예측됐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박찬욱 감독의 골든글로브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네 차례나 수상해 세계적 인지도가 높다. ‘깐느 박’이라 불릴 정도로 칸의 총애를 받고 있지만, 아카데미 및 골든글로브 등 미국 영화 시상식과는 좀처럼 인연이 닿지 못했다. 다만 ‘기생충’에 앞서 영화 ‘아가씨’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헤어질 결심’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로 호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3월 12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달 24일(현지시간) 최종 수상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리는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