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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내일 그대와’(극본 허성혜, 연출 유제원) 7화에서는 숱한 오해와 감정싸움 끝에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하는 소준(이제훈 분)과 마린(신민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마린은 남편 소준의 비밀을 조금씩 눈치 챘다. 소준이 해피니스의 후원자라는 사실을 숨겼다는 것, 자신에게 야근한다 거짓말하고 기둥(강기둥 분)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 등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 소준 때문에 마린은 마음고생을 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급기야 마린은 봉사활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쓰려졌다. 소준은 이 사실을 알고 병실로 달려가 마린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소준에게 서운했던 감정을 표현하던 마린은 결혼 생활에 대한 불안함과 함께 울음을 토해냈다. 소준도 어렵게 자신의 지난 과거를 털어놨다.
이날 돋보인 것은 신민아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생각했던 소준에 대해 자신이 너무 많은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 마린의 마음을 갉아 먹었다. 그런 마린에 대한 표현이 부자연스럽거나 부족하다면 자칫 답답한 캐릭터로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신민아는 디테일이 살아 있는 연기로 마린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백미는 병실에서의 재회 장면이었다. 마린은 한 걸음에 달려온 소준을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맞이했다. 실제 환자처럼 느껴지는 갈라진 목소리, 화장기 없는 듯한 얼굴 등도 마린의 황폐해진 속내를 짐작케 했다. “네가 가족 같지 않아”로 시작하는 대사에는 사랑하기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 간절함 등 마린의 구구절절한 속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동안 ‘신민아=로코’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도 사실이었다. 모델 출신, ‘CF 스타’라는 수식어에 가려져 예쁜 외모와 늘씬한 몸매에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내일 그대와’는 신민아의 널리 알려진 강점을 십분 활용하면서 숨겨진 진가를 끌어내고 있다. 초반에는 만취 장면 등 코미디 신을 통해 ‘현실 연기’를 보여줬다면 갈등이 고조되는 중반부에선 설득력 있는 감정 연기로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내일 그대와’는 안타깝게도 1%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시청률이 완성도를 말해주지 않는다. 시청률에선 아쉬운 드라마이더라도, 신민아에겐 드디어 만난 인생작일지 모른다.
‘내일 그대와’ 8회는 25일 오후 8시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