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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불펜 반전 카드마저 무너지다

정철우 기자I 2011.10.12 10:14:21
▲ 심동섭. 사진=KIA 타이거즈
[광주=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벼랑 끝 전술도 큰 힘이 되지 못했다. 감추었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KIA는 11일 SK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불펜의 승리 카드인 심동섭과 유동훈을 꺼내들고도 패했다. 2009년의 영광에서도 그만큼 멀어졌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초 1사 1,2루. 조범현 KIA 감독은 선발 서재응을 내리고 좌완 심동섭을 투입했다. 좌타자 박정권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심동섭은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KIA의 사실상 유일한 좌완 불펜 투수다. 포스트시즌을 처음 치르는 그의 역량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심동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박정권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오히려 위기를 더 크게 불렸다.

다음에 등장한 유동훈도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만루에서 등판한 유동훈은 SK의 필승카드였던 안치용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이자 이날의 결승 타점을 내줬다.

심동섭과 유동훈은 KIA가 재도약을 꿈꿀 수 있는 반전 카드였다. 불펜 투수들의 능력은 SK보다 낮게 평가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스포츠다. 심동섭과 유동훈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심동섭은 KIA 불펜의 포인트였다. 정규시즌 SK전서 무실점으로 잘 던졌기 때문이다. 준플레이오프서도 정규 시즌의 배짱투가 이어진다면 약점이던 KIA의 불펜 운영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유동훈의 어깨도 무거웠다. 페넌트레이스서 좋지 못했지만 그의 경험이 적지 않은 힘이 되줄거라 기대를 모았다.

조범현 감독도 "유동훈이 정규시즌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충분한 휴식이 주어진 뒤 등판하면 투구 내용이 좋았다"며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심동섭과 유동훈의 2011 포스트시즌 첫 등판은 패배의 빌미가 됐다. 배짱 있는 투구가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투입 타이밍도 좋지 못했다.

0-0이던 6회 1사 1,2루. 한방이면 흐름을 넘겨줄 수 있는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쐐기타를 허용하는 아픔을 남겼다.

심동섭과 유동훈 투입 실패는 결국 KIA에 1패 이상의 데미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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