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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롯데호텔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이 클럽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2010 남아공월드컵 기간 중 해설자로 나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차 감독은 20일 오후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6월6일까지 수원의 감독 역할을 소화한 뒤,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2010 남아공월드컵 해설 문제에 대해서도 차 감독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간 팀을 이끌어오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너무나 피곤해졌다"고 밝힌 그는 "감독이든 해설가든 상당한 체력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역할이며, 지금 상황에서는 중계를 잘 할 자신이 없다"고 말해 월드컵 해설가 역할을 맡을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차 감독은 지난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 당시 MBC 축구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축구팬들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구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확보한 SBS로부터 집요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차 감독 스스로가 축구 해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함에 따라 'SBS 이적설' 또한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차 감독은 지난 2004년 수원삼성 감독으로 부임했으며 6년간 7시즌을 치르는 동안 두 차례 K리그 우승(2004, 2008)을 이뤄냈다. 2008년에는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모두 석권해 더블을 이뤄냈고, 2009년에는 FA컵 무대서 정상에 올라 AFC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AFC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수원이 정규리그 최하위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차범근 감독은 구단 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력에 시달려왔다. 특히 지난 4월24일 열린 강원FC와의 홈경기서 패한 직후에는 "감독으로서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차 감독은 "6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리는 K리그의 제도상 수원이 우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본다"고 언급한 뒤 "임기 마지막날까지 우리 선수들과 함께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간 많은 도움을 준 팬들과 구단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힌 차 감독은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향후 행보를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해외 연수 등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안기헌 수원 단장은 "차 감독이 신중히 내린 결정인 만큼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뒤 "지금부터 후임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범근 감독은 남은 기간 동안 팀 분위기를 추스른 뒤 오는 6월6일 열리는 전북현대(감독 최강희)와의 컵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