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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FC서울(감독 넬로 빙가다)와의 K리그 원정 맞대결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승리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차 감독은 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6라운드 수원-서울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울과의 경기 결과가 이후 일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자극을 줘서라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K리그 최고의 빅 매치이자 가장 흥미로운 라이벌전으로 손꼽히는 서울과의 경기에 대해 차 감독은 "팬들의 관심도 높고 선수들에게도 특별한 동기가 유발되는 매치업"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뒤 "좋은 축구를 통해 K리그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대팀 서울의 경기력에 대해 "여러 선수가 나갔고, 새로 들어온 선수들로 새 판을 짰음에도 매우 잘 하고 있다"고 언급한 차범근 감독은 "조직력에 문제가 있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훌륭한 감독 아래에서 빨리 자리를 잡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우리(수원) 또한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과정에서 체력적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허난(중국)전 승리를 통해 활력을 얻었다"며 맞대결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전 승리 비책으로 차 감독은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을 첫 손에 꼽았다. "올해는 우리 선수들 중 프리킥에 뛰어난 플레이어가 많다"며 말문을 연 그는 "어떤 과정이든 골로 인해 경기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세트피스 상황에서 잘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수원에는 주닝요, 김두현(이상 오른발), 염기훈, 양준아(이상 왼발) 등 프리킥에 능한 선수들이 여럿 있으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여러 차례 골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염기훈과 김두현은 부상 여파로 인해 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주닝요와 양준아가 건재하다. 차 감독의 발언은 세트피스 찬스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득점 사냥에 나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세뇰 귀네슈 전 서울 감독과의 첫 맞대결 당시 1-4로 패한 것을 '가장 뼈아팠던 패배'로 꼽은 차 감독은 "이후 K리그 최다 관중이 운집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태균의 결승골로 승리하며 아픈 기억을 날릴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차 감독은 '상대팀 서울 선수들 중 주의해야 할 대상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해 "과거에는 박주영이 많은 골을 넣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해외로 진출해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라며 유쾌한 농담으로 운을 뗐다. "박주영이 나간 이후에는 정조국과 이승렬 들 전방에 있는 선수들이 골을 많이 넣었다"고 언급한 그는 "서울에는 조금의 공간과 시간을 허용하면 위험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우리 수비가 많은 부담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여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범근 감독은 "수준 있는 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감동을 줘야한다"고 언급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 했다.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등이 해외무대로 나간 건 K리그의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라 언급한 그는 "하지만 새로운 스타는 자연스레 나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귀네슈 전 서울 감독 시절에는 양 팀이 움츠리지 않고 치열하게 부딪쳤다"면서 "심판도 경기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유럽식에 가까운 판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원과 서울의 K리그 맞대결은 오는 4일 오후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