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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김용달 그리고 뒤늦은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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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I 2009.12.09 12:10:13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살다보면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누군가 옆에 있을 때 몰랐던 고마움을 그 사람이 떠난 뒤에야 느끼게 되는 일. 지금은 함께 할 수 없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2009시즌 타격왕 박용택(30.LG)에겐 김용달 전 LG 타격 코치가 그런 존재다.

박용택은 "지난해까진 김 코치님이 너무 미웠다. 술이라도 한잔 하는 날이면 가장 주된 안주가 김 코치님이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제 함께 할 수 없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2008시즌까지 김 코치의 주문을 버거워했다. 김 코치의 조언대로 타격폼을 바꿔도 봤지만 결국 끝까지 이어가질 못했다.

김 코치는 그런 박용택을 두고 "용택이가 한번쯤은 그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고 박용택은 그런 김 코치를 서운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2009시즌. 김 코치는 박용택에게 "내 방식을 더 고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박용택은 스스로 고민 끝에 지금의 타격폼을 완성했고 타격왕까지 차지했다.

항간에선 이 일화를 놓고 김 코치를 폄하하는데 쓰기도 한다. '가르치지 않으니 더 잘하더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탓이다.

그러나 박용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 코치와 땀 흘리고 고민한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과도 없었다는 것이다.

박용택은 "타격 이론은 한가지가 아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김 코치님이 원하는대로 타격폼이 완성된건 아니지만 그때 배운 것들이 기초가 되어 주지 않았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김 코치님의 타격 이론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틀린 것이 아니라 내게 힘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둘은 목표가 같았다. 단순히 3할을 치는 타자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고자 했다. 방식의 차이는 있었지만 김용달 전 코치는 여전히 박용택이 타격의 벽에 막혔을 때 가장 먼저 조언을 구하게 되는 지도자다.

박용택은 "내가 프로에 들어와서 야구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신 분이 김성근 감독님이다. 이젠 여기에 또 한분이 추가됐다"며 "김 코치님도 사람 대하는게 서툰 탓인지 적이 참 많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는다. 나도 그렇게 오해를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부터는 그 진심을 알게 됐다. 다만 그걸 알게 됐을 때 옆에 계시지 않다는 것이 속상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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