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박찬호,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유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정철우 기자I 2009.01.13 10:39:20
▲ 박찬호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어제(12일) 밤까지도 고민했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좀처럼 "국가대표로 나서지 못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한참 뜸을 들인 뒤에야 울먹이는 목소리로 "더 이상 국가대표로 뛰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 박찬호는 "정말 많이 고민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여러분에게 조언을 구한 끝에 결국 WBC에 나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다. 박찬호의 마음은 이미 WBC가 열리는 일본, 더 나아가 4강전이 열리는 다저스타디움으로 향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박찬호는 "신체검사를 한 뒤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라델피아 단장과 면담을 했다. WBC에 대해 물으니 "가던 안 가던 우리는 너를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구단의 허락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또한 박찬호의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대답이었다.

박찬호의 2009시즌 1차 목표는 선발 진입. 아마로 단장은 "내가 선발로 뛰길 원하냐"는 질문에 "선발이나 불펜 모두 기대하고 있다. 단 선발로 뛰기 위해선 팀 내 젊은 투수들과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스프링캠프의 부재(WBC 참가)는 경쟁에는 도움이 안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WBC 참가는 박찬호의 선발 경쟁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호는 WBC 참가에 대한 의지가 사그러들지 않았다고 했다. 전격적으로 입단 기자회견이 취소된 뒤 "WBC에 나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현실의 벽은 박찬호의 발목을 잡았다. 박찬호는 "현실적으로 WBC서도 잘하고 시즌도 잘 치르는 것은 욕심이란 걸 알게 됐다. 솔직히 말해 자신이 없었다. 국가대표로 초대 받으면 너무 좋고 들뜨곤 했다. 미국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한국 선수와 만남이 너무도 즐거웠다. 이번엔 좀 다른 감정을 가졌다. 상황이 안 좋을 땐 절제가 필요한데 나한테도 절제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감독님께도 팬들에게도 너무 죄송스럽지만 출전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박찬호 WBC 불참, 국가대표 은퇴 공식 선언(종합)
☞박찬호와 태극마크의 추억, 그리고 눈물
☞[포토]'WBC 불참' 박찬호 '아쉽지만 국가대표는 이제 그만'
☞[포토]'WBC 불참' 박찬호 '눈물이 앞을 가려요'
☞[포토]'WBC 불참' 박찬호 '눈물의 기자회견'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