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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무협열전①]'답답한 세상, 통쾌한 한방'...한국형 무협극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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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08.06.19 12:44:40
▲ '일지매' '최강칠우' '무림여대생'(사진 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일지매’와 ‘최강칠우’, ‘무림여대생’ 등 한국형 무협극을 표방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무협극은 본래 중국 대륙을 무대로 무공의 고수인 주인공이 강호에서 만난 정적들을 물리치고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장르다. ‘신조협려’나 ‘의천도룡기’, ‘천룡팔부’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주로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내에서 만들어져 중화권을 상징하는 하나의 ‘장르’로 굳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3년 MBC ‘다모’를 필두로 최근 무협극에서 외향을 가져온 작품들이 속속 제작되면서 중국식 무협극과는 다른 한국식 무협극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한국형 무협극 잇따라 선보여 

이준기 주연의 SBS ‘일지매’가 한국형 무협사극의 물꼬를 텄다. 지난 5월 21일 ‘온 에어’ 후속으로 방영되기 시작한 ‘일지매’는 방영 첫날 수목드라마 시청률 정상에 오른 뒤 MBC '스포트라이트‘와 KBS 2TV '태양의 여자’를 멀찌감치 제치고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구중궁월의 높은 담장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경공술과 일당백의 무술실력을 갖춘 일지매는 사리사욕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는 사대부들을 응징하며 백성들의 지지를 받는다. 일지매 역을 맡은 이준기는 드라마 속 모든 액션 장면을 스스로 소화하며 무협극 주인공다운 무술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 SBS '일지매'

지난 17일 시작한 KBS 2TV 월화드라마 '최강칠우’도 한국형 무협극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낮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의금부 하급관리지만 밤이면 상투를 풀어헤치며 채찍 무술을 선보이는 최칠우 역에는 문정혁(에릭)이 캐스팅돼 힘없는 백성들을 돕고 있다. SBS '일지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최칠우 곁에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여섯 명의 고수들이 함께 한다는 것.

하반기에도 한국형 무협극이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SBS ‘일지매’와 같은 제목의 MBC ‘일지매’다. SBS '일지매'가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한 퓨전형식이라면 MBC ‘일지매’는 스토리텔링을 중시한 전통드라마에 가깝다. MBC ‘일지매’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승기가 주인공을 맡았다.

극장가에도 한국형 ‘무협’을 표방한 영화가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만든 곽재용 감독의 ‘무림여대생’이다. 신민아가 천부적인 무술실력을 타고난 소휘로 분해 무림계의 위기에 맞서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다.

◇ 중국식 과장은 가라...한국형 무협극의 특징

한국형 무협극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무협극 보다 주인공들의 무술실력이 평범(?)하다는 것이다. 즉 절벽을 타고 오르고 수백명을 한꺼번에 쓰러트릴 장풍이나 철갑옷을 뚫는 파괴력을 지닌 초인적인 능력이 한국형 무협극의 주인공들에겐 없다. 즉 중국 무협극에 비해 과장이 덜한 셈이다.

한마디로 일지매의 무공 정도면 중국 무협극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이다. 달리는 말에서 웨이크 보드 액션을 선보인 ‘최강칠우’의 최칠우 액션도 중국 무협극의 액션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한국형 무협극의 주인공은 중국 무협극의 주인공들처럼 나라를 세운다거나 왕권을 교체하는 등 역성혁명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체제 안에서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풀어주는 ‘의적’ 정도의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왕조의 명멸이 극심했던 중국과 달리 고려와 조선 왕조가 굳건히 오랜기간 체제를 지켜왔기 때문으로도 분석해볼 수 있다.

◇ 한국형 무협극 열풍 이유는?

최근 무협극이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 SBS 드라마국의 김영섭 CP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무술을 통해 정의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무협이란 장르의 기본이다”며 “시청자들은 현실이 답답할수록 무협물의 주인공에게 기본적으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를 방증하듯 ‘스포트라이트’와 ‘태양의 여자’를 누르고 수목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 ‘일지매’ 드라마 게시판에는 “일지매를 통해 답답한 세상에 통쾌함을 느낀다”는 의견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일지매’ 제작사 관계자는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최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액션 신을 촬영하기가 쉬워졌다”며 “과거에는 무협극을 찍기 위해 물량투입이 많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무협극에 대한 기획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형 무협극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협이란 장르에 대한 우리만의 해석과 개성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 2월 방영된 사전제작드라마 ‘비천무’의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방송가에서 처음으로 제작된 본격적인 무협드라마가 ‘비천무’였다”며 “‘비천무’가 중국 정통무협드라마와 비교해도 액션이나 규모는 뒤지지 않았지만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인물 관계 및 내러티브가 국내 시청자들의 정서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실패의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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