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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텐 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2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1차전 홈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3-4로 패했다.
맨유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을 3위로 마치고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UCL에 나서지 못했지만 두 시즌 만에 UCL에 복귀했다.
하지만 UCL 복귀전 결과는 처참했다. 3골을 터뜨리는 등 나름 선전했지만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최근 맨유의 우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최근 EPL에서 아스널, 브라이튼에게 잇따라 1-3 패배를 당했던 맨유는 이로써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맨유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4골 실점으로 최근 3경기 연속 3골 이상 실점하는 수모를 당했다. 맨유가 마지막으로 3경기 연속 3골 이상을 내준 것은 데이브 섹스턴 감독 시절이던 1978년 12월 이후 거의 45년 만이었다.
현재 맨유 수비는 끔찍한 수준이다. 핵심 주전인 라파엘 바란과 루크 쇼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바란을 대신헤 센터백으로 나선 빅토르 린델로프는 상대 공격수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대안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날 맨유의 벤치 자원 가운데 수비수는 단기계약으로 영입한 35살 노장 조니 에반스 한 명 뿐이었다. 계륵 신세로 전락한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마저 이날 경기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맨유는 이런 상황을 예견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지난 여름 이적시장 때 김민재에게 관심을 나타냈고 계약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구단 내부 사정으로 영입 작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뮌헨이 김민재를 낚아챘고 맨유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공교롭게도 김민재는 이날 맨유와 맞선 뮌헨의 수비를 책임지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설상가상으로 실수가 많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했던 다비드 데 헤아 대신 영입한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 역시 결정적인 실수로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재 맨유 선수들이 극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경기 후 텐 하흐 감독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뮌헨에서 3골을 넣으면 최소한 승점 1점은 확보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며 “거울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헸다.
아울러 “지금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우리는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한 번 실수했다고 경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일관성을 유지해야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데 그건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 스스로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맨유의 상황에 대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전 감독의 인터뷰도 눈길을 끈다. 그는 ‘디 어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에릭 텐하흐 감독의 심정에 공감하냐’는 질문에 “나는 그가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 안다”며 “(맨유 감독은) 꿈같은 자리인 동시에 어려운 자리다. 각각의 배경과 상황을 가진 사람들을 다루는 일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맨유의 문제가 단순히 한 두 선수의 결장이 아닌 팀 내부에 깊이 뿌리박힌 고질적인 문제임을 암시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