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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모로코는 최대 돌풍을 일으킨 팀이었다. 크로아티아, 벨기에, 캐나다와 함께 F조에 속하면서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운 약체로 분류됐으나, 오히려 FIFA 랭킹 2위 벨기에를 탈락시키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에서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 전통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월드컵 준결승 무대까지 올랐다.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국가 가운데에서는 1930년 미국, 2002년 한국에 이어 세 번째다.
월드컵 여정을 마친 레그라기 감독은 “우리의 월드컵 우승 확률은 0.01%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세계 4대 팀 중 하나가 됐다”며 “대회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의심했지만, 우리는 예상을 깨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로망 사이스(베식타스), 나예르프 아게르드(웨스트햄), 누사이르 마즈라위(바이에른 뮌헨) 등 주전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의 선방을 앞세워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에서 한 골만을 내줬다.
레그라기 감독은 ”우리는 우리의 강점을 통해 아프리카 축구가 최고 수준의 플레이로 세계 정상의 팀들과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자신했다.
이제 시선은 모로코 축구의 미래로 향한다. 그는 “이제 모로코의 어린 아이들은 축구선수가 되고 월드컵에 진출하는 꿈을 꿀 것”이라며 “그것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일이고, 내겐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상적인 결과를 다시 한 번 이루고 싶다”면서 “정기적으로 8강, 4강 진출을 이룰 수 있는 팀이 된다면 언젠가 월드컵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