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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전쟁중] "마스크 쓰기 눈치 보여요"…캐디의 말못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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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기자I 2019.03.06 11: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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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가득찬 골프장. (사진=임정우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마스크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경기도 한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는 A씨는 미세먼지의 습격에도 마스크 착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숨쉬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골프장까지 뒤덮으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A씨는 마음 편하게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할 수가 없다. 자신이 일하는 골프장에서 캐디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했지만 일부 고객의 반응이 좋지 않아서다. A씨는 “캐디가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는 건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종종 있다”며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도 1번 홀을 시작하기 전에 빼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골프장의 입장도 난감하다. 캐디의 건강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을 허용했지만 몇몇 이용객이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된다는 등의 이유로 불편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B 골프장 관계자는 “한 팀당 최소 5시간 이상을 밖에서 보내야 하는 캐디의 상황을 고려해 마스크 착용을 허용했다”며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대부분 고객은 캐디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지만 몇몇 고객은 상당히 불편하다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캐디는 페어웨이에서 거리에 맞는 골프채를 건네주거나 그린에서 퍼팅 라인을 읽어주는 게 일반적이다. 그 때문에 마스크를 쓰면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청와대 국민 소통 광장에 캐디를 포함한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시켜 달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캐디 직업을 가진 언니가 있다고 밝힌 C씨는 “매일매일 외부활동 자제, 마스크 착용하라는 안전경보 문자를 받고 있는 가운데 캐디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캐디처럼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미세먼지 정도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는 조처를 해달라”고 했다.

다행히 캐디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지 않았던 골프장이 움직이고 있다. 서울 전 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고 내륙에 비해 미세먼지의 영향을 덜 받았던 제주에서는 사상 처음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다. 워낙 전방위적으로 미세먼지의 습격이 이어져 캐디의 마스크 착용이 당연해 보이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있는 D 골프장은 고객뿐만 아니라 캐디, 직원 등의 건강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고객 서비스 지장이 없는 선에서 마스크 착용 등을 권장하고 있다. D 골프장 관계자는 “고객만큼 직원의 건강도 중요하다. 특히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캐디들을 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 서비스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캐디들이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골프장은 미세먼지 탓에 예약과 이용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해와 비교해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예약이 꽉 찬 상태다. 골프장은 최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캐디와 고객들의 중간에서 마스크 착용 등 미세먼지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골프장 자체적으로도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세워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몇몇 골프장에서는 이용객들을 위해 마스크와 함께 미세먼지에 좋은 따듯한 차와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수도권 E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이 주로 도시와 떨어진 곳에 있지만 미세먼지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상황에서도 골프장을 찾는 이용객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프장 예약사이트에서도 캐디의 마스크 착용 인식 바꾸기에 대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골프장 예약을 대행하는 F 업체 담당자는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는 골프장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골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일부 있어서 3월 셋째 주부터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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