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 2골' 한국 아이스하키, 최강 캐나다에 기대 이상 선전

이석무 기자I 2017.12.14 08:52:21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김상욱이 세계 최강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백지선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2018 평창 올림픽 본선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개막전에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1위 캐나다에 2-4로 석패했다.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선전이다. 이날 캐나다 대표팀은 출전 선수 25명 가운데 23명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으로 구성됐다. 한국이 캐나다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한국은 2피리어드 10분이 경과할 때까지 2-1로 경기를 리드하고 종료 32초 전까지 한 점 차 승부를 펼치며 잘 싸웠다.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 MVP 김상욱(안양 한라)이 2골을 터트렸고 수문장 맷 달튼(안양 한라)은 소나기처럼 쏟아진 56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53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을 펼쳤다.

한국은 경기 시작 2분 57초 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한국 측 골대 뒤 왼쪽 지역에서 맷 프래튼이 서영준(대명 상무)이 걷어낸 퍽을 가로채 골 크리스 오른쪽으로 쇄도해 달튼의 허를 찌르는 백핸드 샷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공세적인 압박을 가하는 캐나다의 배후로 침투하며 공격 활로 개척을 노렸다. 1피리어드 5분 1초에 김기성(안양 한라)-김상욱 형제가 동점골을 합작했다.

공격 지역 중앙으로 단독 돌파한 김기성이 시도한 슈팅이 캐나다 골리 밴 스크리븐스의 패드에 맞고 나오자 오른쪽에서 쇄도한 김상욱이 가볍게 쳐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캐나다는 한 수 위의 개인기를 앞세워 파상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맷 달튼이 버틴 한국 골문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며 균형이 이어졌다.

이어 1피리어드 17분 44초에 김상욱의 역전골이 터지며 장내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공격지역 오른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마이크 테스트위드가 강한 슈팅을 날렸다. 문전에 도사리던 김상욱이 재치있게 스틱으로 퍽의 진행 방향을 바꿔 캐나다 골 네트를 흔들었다.

유효 슈팅 수에서 4대 23의 절대 열세를 보였지만 2-1로 앞서며 1피리어드를 마친 한국은 2피리어드 들어 수위가 한층 높아진 캐나다의 맹공에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달튼의 신들린 선방쇼로 힘겹게 리드를 지켜나가던 한국은 숏핸디드(페널티로 인한 수적 열세)에 몰려 있던 2피리어드 10분 19초 마크 안드레 가냐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공격지역 블루라인 왼쪽 안에서 퍽을 잡은 가냐니가 재빠르게 리스트샷을 날렸고, 맷 달튼은 르네 보크의 스크린에 시야가 가려 손써볼 틈이 없었다.

2피리어드 들어 퍽 소유권을 독점하다시피하며 맹공을 퍼부은 캐나다는 2피리어드 12분 1초에 데릭 로이의 어시스트를 받은 보이텍 볼스키가 날카로운 스냅샷으로 추가골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한국은 박빙의 한 점 차 승부가 이어지던 경기 종료 1분 52초를 남기고 처음으로 파워 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9초 만에 박우상이 슬래싱 반칙으로 2분간 퇴장 당하며 4대 4 플레이로 상황이 바뀌었다.

백지선 감독은 수문장 달튼을 빼고 추가 공격수를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종료 32초를 남기고 퀸튼 하우든에게 엠티넷 골(골리를 뺀 상황에서의 실점)을 내주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실패했다.

2018 평창 올림픽 본선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한국과 맞붙는 체코는 프라하 O2 아레나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1차전에서 마틴 루지츠카의 해트트릭 맹활약에 힘입어 3-2 연장승을 거뒀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5일 밤 9시 세계 랭킹 4위 핀란드와 대회 2차전(SBS스포츠 생중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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