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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퇴사 후 준비”
지난달 종방한 케이블채널 tvN ‘비밀의 숲’은 이수연 작가의 입봉작이다. 현업 종사자들도 인정한 수작이었다. 이 작가는 ‘비밀의 숲’을 위해 약 3년 동안 취재·집필했다. 놀라운 정성이다. 이 작가는 작가로 데뷔하기 전 직장인이었다. 이 작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습작 생활을 시작했다”면서 “초기작은 누구나 그렇듯 그냥 혼자서 도서관에 다니면서 썼다. 8회 차까지 썼을 때 방송 편성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와 손잡고 내년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KBS2 ‘쌈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도 과거엔 회사원이었다. 남성을 연상시키는 이름이지만, 임상춘은 필명이다. 임 씨 성을 가진 30대 초반 여성으로 알려졌다. 직장 생활을 하다 20대 후반부터 드라마 작가를 꿈꿨다. 작가 교육원도 다니지 않았다. 공모전에 제출한 그의 작품을 유심히 본 PD의 제안으로 2014년 ‘드라마 페스티벌-내 인생의 혹’으로 데뷔했다.
◇한때 인기 학원 강사
20일 인기리에 종방한 JTBC ‘품위있는 그녀’의 백미경 작가는 JTBC ‘사랑하는 은동아’(2015), ‘힘쎈여자 도봉순’(2016) 등 3연타 홈런을 날렸다. 백 작가는 과거 인기 학원 강사였다. 대구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했다. ‘품위있는 그녀’에는 지성과 상식을 갖춘 캐릭터로 수학학원 원장 백주경(오연아 분)이 있다. 일각에선 백 작가 본인을 투영시킨 인물은 아닌지 궁금증을 드러낸다.
‘막장 대모’로 불리는 임성한 작가도 강사 출신이다. 임 작가는 1998년 9월 매체와 인터뷰에서 “7년간 초등학교 컴퓨터 관련 강사로 일했고, 경기 안양시 평촌에 살며 200자 원고지 300장 분량의 일주일치 원고를 이메일로 보낸다”고 밝혔다. MBC ‘압구정 백야’(2014)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성공한 기성 작가들, 그들도 과거엔…
지난해 KBS2 ‘태양의 후예’, tvN ‘도깨비’ 2편의 히트작을 내놓은 김은숙 작가도 한때 강릉 가구공장에서 몇 년 간 일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집안 형편상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상경해 서울예대를 입학, 작가의 길을 걸었다. 김 작가는 2004년 SBS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단 한 작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작품마다 등장하는 꿋꿋한 여자주인공들은 꿈을 포기 하지 않았던 김 작가의 긍정적인 성향과 닮아 있다.
KBS1 ‘정도전’(2014)과 KBS2 ‘어셈블리’(2015). 두 작품 모두 정치 드라마다. 올바른 리더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정현민 작가가 집필했다. 정 작가는 고대 노동대학원 노사관계학 석사 출신인 노동전문가로다. 드라마 작가로 데뷔 전 국회 보좌관으로 10년 동안 근무했다. 당시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작품에 녹였다. 날카로운 풍자와 통렬한 대사로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