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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송강호·김윤석과 첫 맞대결..맛이 다르니까"

최은영 기자I 2013.09.10 10:17:10

9월 '스파이', 10월 '소원'으로 원투 펀치
"문소리와 부부 같다고? 송윤아와도 호흡 잘맞아"

영화 ‘스파이’에서 아내에게 쩔쩔매는 스파이 철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설경구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대박 기운? 사주에 올해가 들삼재라던데...”

한국영화의 흥행보증수표. 그가 다시 날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새 영화 ‘스파이’를 선보인 배우 설경구(45) 얘기다.

지난겨울 ‘타워’를 시작으로 여름 ‘감시자들’에, 가을 ‘스파이’까지. 올해에만 벌써 세 작품째다. 한 달 뒤인 10월2일에는 이준익 감독의 신작으로 그가 주연한 또 다른 영화 ‘소원’이 개봉한다.

1년 전 그 시작 즈음에 ‘설경구 위기론’을 이야기했었다. 그는 “질기게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그 말을 입증해 보였다.

‘타워’ 518만, ‘감시자들’ 550만. 올해 들어서만 벌써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그의 연기를 지켜봤다. ‘스파이’ 역시 개봉 첫주 나흘간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배우다운 면모다.

특히 이번 영화 ‘스파이’는 사연이 많았다. 누구도 흥행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대로 완성만 돼도 다행이라고들 했다. 촬영 중간 제작자와의 마찰로 감독이 교체되며 영화 제목도 달라졌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명세 감독의 ‘미스터K’와 이승준 감독의 ‘스파이’. 차이를 묻자 “‘첩보 액션 코미디’에서 ‘코미디 첩보 액션’으로 선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를 이 영화로 이끈 건 ‘이명세’ 감독의 명성이 컸다.

“아쉬움이 많이 남죠.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 이명세 감독 영화로 필모그라피에 스타일 있는 영화 한 편 만들고 싶었거든요. 촬영 중간 감독이 바뀌며 배우들도 상처가 컸어요. 문소리가 ‘스파이’ 언론시사회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완성된 화면을 보니 배우들끼리는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고창석, 한예리 등의 이름을 하나둘 되뇌었잖아요. 그때 가슴이 짠했어요. 차선인 가운데에선 최선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의 얼굴에선 아쉬움과 안도감이 함께 읽혔다. 피기도 전에 꺼져가는 불씨를 살린 건 설경구와 문소리였다. 톱니바퀴처럼 딱 들어맞는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파이지만 유일하게 아내에만큼은 꼼짝을 못하는 철수와 남편이 스파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밤낮없이 출장만 다닌다고 타박하는 아내 영희.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세 번째로 서로를 파트너로 맞이한 두 사람은 ‘명불허전’의 커플 호흡을 보여준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다니엘 헤니는 이 둘을 가리켜 “실제 부부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내 송윤아, 남편 장준환 감독이 질투는 않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양쪽 부부 모두 호흡이 척척 잘 맞아 전혀 그럴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결혼하고 한 번도 싸운 일이 없는 걸요. 주로 (송)윤아가 많이 참고 져준 덕분이죠. 우리는 친구 같은 부부를 지향해요. 평범하죠. (문)소리는 남편 장준환 감독에게 존댓말 쓰며 또 그런대로 호흡이 잘 맞는 것 같고. 남편 이외의 모든 남자는 다 막 대한답니다. 영화에서와는 정 반대죠.”

올가을 극장가 경쟁은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 설경구-송강호-김윤석. 일명 ‘설송김’으로 불리는 전통 강호 3인이 처음으로 맞붙는다. 그야말로 빅매치다.

설경구는 “이런 적이 처음”이라며 “어쩌다 보니 중간에 내가 끼었다. 9월에는 ‘스파이’로 ‘관상’의 송강호와, 10월에는 ‘소원’으로 ‘화이’의 김윤석과 맞붙는다. 결과는? 나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송강호·김윤석과 경쟁이) 특별히 신경은 안 쓰인다”라면서도 “이종석(‘관상’ 출연)이 그렇게 뜰 줄이야. ‘코리아’ 때만 해도 약했는데. 10월 경쟁작은 ‘소원’과 ‘화이’로 제목도 두 자로 같아요. 허 참…”이라며 넋두리를 늘어놨다.

“이건 빈말이 아니고 영화의 성격부터 주연배우들의 연기 맛이 다르잖아요. 전부 다 봐주실 거 같아요. 과거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두 달 간격으로 개봉해 같은 해에 1000만 관객을 모은 적이 있어요. 1년에 평균 영화 두 편 보던 시절이었는데 진짜로 그해 다른 영화는 모두 망했죠. 그런데 지금은 시장이 다르잖아요. ‘7번방의 선물’은 말할 것도 없고 ‘박수건달’ ‘신세계’ ‘감시자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더 테러 라이브’ ‘설국열차’ ‘숨바꼭질’까지. 올해 개봉한 영화 모두 잘됐잖아요. 참 좋은 시절이에요.”

영화 ‘스파이’의 VIP 시사회에는 JYJ의 박유천과 김재중, 박성웅, 송지효, 박유환 등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해 최근 소속사를 옮겨 한 식구가 된 설경구를 응원했다. 설경구는 이번 이적과 관련 “주변을 좀 환기시키고 싶었다”라며 “소속사를 옮겨서 좋은 건 딸이 좋아하는 JYJ 공연표를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부성애를 드러냈다.(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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