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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연패, 선발진의 위기

김영환 기자I 2009.07.07 11:29:12
▲ 김선우 (왼쪽), 김명제

[이데일리 SPN 김영환기자] 두산의 위기다. 최근 18경기에서 5승 13패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두산의 하향세는 선발 투수진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두산은 7월 들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5연패를 당했다. 이 중 1경기를 제외하고 4경기는 모두 선취점을 상대에게 먼저 내줬다. 선발 싸움에서 밀렸다는 이야기다.

두산은 최근 3주간 벌어진 6차례의 3연전에서 1승 2패 경기 5번, 3패 경기를 1번씩 기록했다. 3연전 6번 중 2승 이상을 올린 시리즈가 단 한번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 3연전 6차례(18경기)에서 선발진의 평균 자책점은 7.08점이나 됐다. 5회까지의 평균 실점은 4점대. 올 시즌의 앞선 58경기에서 4.45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5회까지 평균 2.5점을 내준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두산 선발진이 이 기간에 소화한 이닝은 68.2이닝. 경기당 3.2이닝으로 프로 8개 구단 중 꼴찌다. 또한 두산은 이 18경기에서 모두 8명의 투수가 선발로 나섰지만 제대로 된 성적을 올린 투수가 단 1명도 없었다.

앞선 9경기에서 5승 무패로 씩씩하게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홍상삼은 최근 페이스가 떨어져 4경기 16.2이닝 12실점(10자책점)을 기록했다. 김선우는 최근 타구에 맞는 부상을 입으면서 4경기 9.42의 평균 자책점(14.1이닝)을 올리는 데 그쳤다.

임시 선발을 맡았던 노경은(1경기 3이닝 5실점), 김명제(1경기 4이닝 4실점), 김성배(2경기 6.2이닝 7실점)는 모두 부진했고, 김상현(2경기 7이닝 8실점)은 상대 타자에 난타를 당한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두산 선발진에서 그나마 던져 준 투수는 이재우였다. 시즌 도중 불펜에서 선발로 이동한 이재우는 3경기 15이닝을 던져 4.20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은 결코 아니지만 평균 5이닝 정도는 막아줄 수 있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이런 상황을 두고 "그간 어렵게 버텨왔다. 고비가 올 것을 알았다. 우리는 중간 계투의 힘으로 이기는 팀인데 선발이 많이 던져주지 못하면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의 승리 방정식은 경기 중후반까지 앞서 나간 뒤 임태훈, 고창성, 이용찬 등의 '승리조'가 승부를 지켜내는 형태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이들 '막강 불펜진'이 등판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향후 선발진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는 질문에 "더 이상 선발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우-홍상삼-김선우에 니코스키와 세데뇨를 더해 선발진을 고정하겠다는 의미다. 임시 선발로 나섰던 노경은, 김명제, 김성배 등이 모두 기대에 못미쳤다는 결론을 내렸기 대문이다.

김 감독은 "선발진이 매일 맞기야 하겠는가. 5회만 막아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5인 로테이션으로 고정된다면 보다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낙관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두산 선발진이 최근 3주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김경문 감독의 얼굴을 미소짓게 만들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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