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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방송 관계자중 DJ DOC 이하늘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악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실 맞는 말이다. 그는 악동이다. 거칠 것 없는 독설을 세상을 향해 내뱉는 몇 안되는 래퍼다. 재미있는 것은 그는 분명 악동이지만 밉지가 않다. 이유는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살기 때문이다. 또한 10년 넘게 이하늘을 지켜보면서 그만큼 확실한 음악적 철학과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드물다는 걸 알게 됐다.
◇이하늘론 Ⅰ. 넘버원보다 온리원이 좋다
이하늘의 본명은 이근배다. 하늘이라는 이름은 그가 과거 DJ시절 지은 예명이다. 그가 DJ를 할 때만 해도 하늘이란 이름은 독특한 축에 속했다. 당시에는 민, 혁, 준, 진 등 이름이 외자로 끝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이하늘은 자신만의 독특한, 오직 하나만인 이름을 갖고자 이하늘로 지었다. 이는 유행을 뒤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하는 요즘 그의 삶과 닮았다. 이하늘은 “만약 내가 이준, 이진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면 설령 실력이 있었다 해도 아무도 나를 기억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하늘이란 이름으로 나만의 음악세계를 만들었을 때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고 자평했다.
◇이하늘론 Ⅱ. 정 많은 남자
강한 이미지와 달리 이하늘은 정이 많은 남자다. 그는 정말 누군가가 자신을 필요로 하면 손해를 봐도 한다. 그만큼 마음이 약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거친 모습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 보호본능일지도 모른다. 정이 많다보니 약삭빠르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이재에 밝을 수가 없었다.
그는 한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힙합그룹의 리더였다. 수백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가수지만 신용불랑자로 살기도 했다. 그렇다고 씀씀히가 큰 것도 아니다. 그런 그가 빚을 지게 된 것은 후배들과 주위 사람을 유난히 챙기는 그의 천성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빚을 내서 후배들의 앨범을 내주고 있다.
◇이하늘론 Ⅲ. 빚진 건 두 세 배로 꼭 갚는다
이하늘은 빚을 지고는 못사는 사람이다. 그는 어떤 사람에게 빚을 지면 몸을 바쳐서라도 빚을 갚는 스타일이다. 실례로 과거 그는 어떤 기자에게 도움을 받자 폭행혐의로 경찰서에 출두하는 사실을 가장 먼저 그 기자에게 제보할 정도로 살신성인(?)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하늘의 이런 모습은 그의 가난했던 유년기와 관련이 깊다. 어린시절 무척이나 힘들게 자란 그는 사람의, 도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지금도 양현석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그가 정말 힘들었던 시절 어렵게 전화를 해 도움을 청했을 때 양현석이 아무런 조건없이 그의 부탁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해선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이를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려 애쓴다.
◇이하늘론 Ⅳ. 최고 자산은 '노트와 노력'
이하늘은 생각(?)보다 아이큐가 높다. 실제 그는 아이큐가 140에 가까울 정도로 머리 회전이 빠르다. 하지만 그의 성공은 부단한 노력이 가져온 산실이다. 스타이지만 그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만의 재치있는 노랫말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수시로 적는다. 아이디어를 비롯해 노랫말 그리고 자신의 꿈을 노트에 빼곡히 적는다. 그의 이런 메모하는 습관과 노력이 지금의 이하늘의 음악적 자산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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