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2만 아프리카 소국' 카보베르데, 첫 월드컵 진출 '기적'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인구 52만의 아프리카 소국 카보베르데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한국시간) 카보베르데 프라이아의 카보베르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에스와티니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D조 최종전(10차전) 홈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서아프리카의 소국 카보베르데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자 카보베르데 국민들이 길거리로 뛰어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카보베르데는 후반 3분 다일론 리브라멘투의 선제골에 이어 6분 위 윌리 세메두의 추가 골을 터뜨렸고 추가시간 스토피라가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로 카보베르데는 7승 2무 1패, 승점 23점을 기록, 조 1위로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같은 시간 앙골라와 0-0으로 비긴 ‘월드컵 본선 단골’ 카메룬(승점 19점)을 제치고 일궈낸 기적이었다.

카보베르데는 대서양에 떠 있는 15개 섬으로 이뤄진 나라다. 면적은 4033㎢로 전라북도의 절반과 비슷하다. 인구는 52만5000명에 불과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아이슬란드(당시 33만명) 다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두 번째로 인구가 적다.

500여 년간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있다가 1975년 뒤늦게 독립했다. 그들이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주목받은 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복싱 선수 다비드 데 피나가 따낸 동메달이 거의 전부였다.

축구 열정만큼은 어느 강국 못지않았다. 1986년 FIFA에 가입한 뒤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예선에 도전해왔다. 201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8강에 오른 뒤 2023년에도 다시 8강까지 진출했다.

2000년 FIFA 랭킹 182위에 불과했던 카보베르데는 2014년 27위까지 오른 바 있다. 현재 FIFA 랭킹은 70위로 14억 인구의 중국(94위)보다도 높다. 대표팀 별명은 ‘투바로이스 아주이스(The Tubaroes Azuis)’로 해석하면 ‘푸른 상어들’이라는 뜻이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리브라멘투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세리에A 29경기에 출전했다. 현재는 포르투갈 1부 리그 카사 피아 AC에서 임대 활약 중이다.

대표팀에서 A매치 22골로 최다 득점자인 라이언 멘데스는 튀르키예 1부리그 이디르FK에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