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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스카우트 "김광현, 박병호 강정호 봉쇄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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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I 2014.06.21 12:28:34
SK 김광현이 20일 목동 넥센전, 5회 2사 1,2루서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스마일 K’ 김광현은 20일 목동 넥센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마운드를 내려간 뒤 경기가 뒤집어진 탓이었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를 지켜보기 위해 목동 구장을 찾았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만한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공을 던졌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이날 목동 구장엔 시카고 컵스를 비롯한 8개 구단이 스카우트팀을 파견했다. 대부분 팀장급 이상의 스태프가 찾아왔으며 일부 구단은 부사장급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김광현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은 그만큼 높다.

그렇다면 그들의 눈에 비친 김광현의 투구는 어땠을까.

익명을 요구한 한 스카우트는 “평소보다 많은 구단에서 스카우트팀을 파견한 건 두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목동 구장에서 공을 던지는 것, 그리고 박병호와 강정호를 상대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것 처럼 좋았다.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의 컴비네이션으로 최선의 투구를 했다. 실투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낮고 정교한 직구 제구에 이은 두가지 슬라이더로 넥센 타선을 제압했다. 박병호(3타수 무안타 2삼진)와 강정호(2타수 무안타 1볼넷)를 확실하게 봉쇄한 것이 주효했음은 물론이다.

이 스카우트는 “피홈런 위험성이 높은 목동 구장에서 전체적으로 직구를 낮게 제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강정호의 약점인 몸쪽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직구의 평균 구속에선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낮은 제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박병호를 막아낼 때 결정구로 쓴 슬라이더가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현재로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논하는 건 무의미하다. 시즌 후 메이저리그의 시장 상황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스카우트 역시 “아직 뭐라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전제했다. 다만 “아프지 않은 김광현에 대해 많은 구단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만은 분명하다”고 정리했다.

-다음은 김광현과 박병호의 타석별 하이라이트.

1회말 2사 1루. 김광현은 5개 연속 직구를 던졌다. 2구째는 이날 가장 빠른 149km가 찍혔다. 볼 카운트 2-2. 5구째 몸쪽 148km짜리 직구에 먹힌 파울이 나오자 김광현은 드디어 최고의 무기 슬라이더를 꺼내 들었다. 높은 쪽에서 보이다 가운데로 떨어지는 134km짜리 슬라이더. 볼이라고 판단하고 스윙을 늦게 시작한 박병호의 배트가 힘 없이 돌려 삼진 아웃.

두 번째 타석도 빠른 공을 3개 연속 던졌다. 대신 몸쪽과 바깥쪽을 번갈아 공략했다. 몸쪽으로 두 개를 던진 뒤 1-1에서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아야 할 순간, 홈런을 피하며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가장 먼 쪽 스트라이크 존을 148km짜리 직구로 찌른 것이 성공했다.

바깥쪽 먼 스트라이크는 모든 투수들이 거포를 상대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맘 처럼 되지 않는 대표적인 코스다. 하지만 이날 박병호를 만난 김광현은 존은 물론 스피드까지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볼 카운트가 몰린 박병호는 다시 한 번 슬라이더에 당했다. 몸쪽 슬라이더에 배트가 먹히며 힘 없는 좌익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세 번째 타석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SK가 3-2로 앞선 5회말 2사 1,2루. 박병호의 한 방이면 단순히 점수 뿐 아니라 경기 흐름 전체가 넥센으로 넘어갈 수 있는 절체 절명의 위기였다.

그러나 김광현은 조금도 도망가지 않았다. 몸쪽 직구 2개가 잇달아 볼이 되며 카운트가 몰렸지만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다시 한 번 바깥쪽 직구로 2-2를 맞췄다. 꼭 스트라이크가 필요한 순간의 선택은 두 번째 타석의 3구째와 같았고 두 번 모두 성공이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6구째에 나왔다. 볼 카운트 3-2에서 147km짜리 직구에 박병호의 배트가 밀리며 내야 높은 플라이가 됐다. 이닝이 교대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1루수 박정권이 이 공을 놓치고 말았다. 바운드 된 뒤 파울 라인 밖으로 나가며 실점이 되지는 않았지만 맥이 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높은 볼 존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폭포수 같은 슬라이더로 박병호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삼진 아웃. 최대 실점 위기를 넘기는 것은 물론 실수 탓에 가슴 졸이고 있던 박정권의 등 까지 두드려준 백점만점 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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