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키즈' 최나연, 새로운 전설을 꿈꾸다

김인오 기자I 2012.07.09 11:41:12
최나연이 8일(현지시간)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1997년 겨울. 초등학교 3학년 최나연은 아버지의 연습 볼이 홀컵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신기함 반 흥미로움 반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이듬해인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프로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리고 14년이 지난 2012년, 최나연은 역사의 현장에서 새로운 주인공이 됐다.

한국 골프의 에이스 최나연은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03년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2004년 ADT캡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 언니’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2005년 프로로 전향한 최나연은 그 해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 2006년 KB스타 투어, 2007년 신세계컵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태평양을 건너는 꿈을 꿨다. 그리고 L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2008년 LPGA 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때까지는 모든 것이 자신의 계획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LPGA 투어는 격이 달랐다. 결국 최나연은 데뷔 첫해에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준우승을 두 차례나 거뒀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2004년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을 거른 적이 없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신지애, 송보배, 박희영, 안선주 등 해외 무대에 같이 진출한 동료의 우승 소식도 최나연을 자극했다.

하지만 실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나연은 2009년 9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55개 대회 출전만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같은 해 국내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추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투어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2010년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일찌감치 우승 소식을 전한 최나연은 US여자오픈 준우승과 하나은행 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 등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도 휩쓸었다.

지난해 10월에는 고국에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LPGA 투어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 최나연은 5승을 달성했다. 이 우승은 한국(계) 선수 LPGA 투어 100번째 우승이었다.

최나연은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박세리를 ‘전설’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박세리와 긴 포옹을 나눴다. “이제 새로운 전설의 주인공은 나”라는 다짐을 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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