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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위기는 '위축'이란 단어와 늘 함께한다. 외부에서 어려움이 찾아오면 우선 내부에서 먼저 움추러들기 십상이다.
2009년 한국 사회는 늘 위기와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무얼 해보기도 전에 거센 외풍에 심하게 흔들리며 출발했다. 아주 조금 나아지고는 있다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한국 사회 전체를 감싸고 있다.
이럴 땐 밖에서 우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귀 기울여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리가 갖고 있는 힘을 정작 스스로는 알고 있지 못할 수도 있기 떄문이다.
현재 한국 프로 스포츠에는 적지 않은 외국인 감독들이 활약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 스포츠를 강하게 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지만 유니폼을 벗고 있을 땐 객관적인 평론가가 될 수도 있다.
축구의 귀네슈(FC 서울.터키) 알툴(제주 유나이티드. 브라질) 파리아스(포항 스틸러스. 브라질) 페트코비치(인천 유나이티드. 세르비아) 감독과 로이스터 감독(롯데 자이언츠.미국)이 그 주인공들.
이데일리 SPN은 창간 2주년을 맞아 그들에게 고언(苦言)을 청해봤다. 그들이 생각하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 그리고 세계로 향해 나아가고 있는 한국 스포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1. 한국에 오기 전 주위를 통해 들었던 한국은 어떤 나라였습니까.
귀네슈 : 한국은 아시아에서 앞서가는 나라 중 하나고 특히 국민들이 친절하고 열심히 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또한 서로를 존중해주는 착한 사람들이라고 알고 있었다.
알툴 : 중동의 한 축구 클럽 감독이었던 시절 한국을 방문해 수원 삼성과 경기를 한 적이 있다. 브라질에서는 한국을 무척 발전한 나라로 알고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과 교육 발전을 모델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페트코비치 : 한국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분단 국가라는 사실과 전쟁 이후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룬 국가 라는 것 등이다. 특히 경제 성장 부분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부분이었다.
로이스터 : 사실 한국 오기 전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에 대한 기억으로는 한국 전쟁이 있었다는 역사적인 사실, 그리고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했다는 정도다.
2. 한국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와 직접 경험해 본 후 비교를 해본다면 어떻습니까.
귀네슈 : 한국에 와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나라라는 걸 알게 됐다. 우선 너무 깨끗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친절하고, 서로를 배려해주는 마음이 크고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평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알툴 : 한국에 오기전 특히 인상깊게 들은 이야기는 없었다.하지만 모든것이 발전적이고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페트코비치 : 그 전에 들었던 한국은 역사적인 부분, 분단국가 라는 것 등이 대부분이었다. 큰 차이를 말하긴 어렵지만... 한국 사람들이 상당히 친절하고 좋다고 느끼고 있다.
로이스터 : 차이는 없다. 한국은 산과 강, 바다가 있고, 정말 아름다운 나라다.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예의 바르다. 또한 음식도 맛있다. 감독 부임 이후 좋은 대우를 받으며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는데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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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이라는 나라가 갖고 있는 가장 긍정적인 이미지는 무엇입니까.
귀네슈 : 서로를 존경하는 것. 열심히 사는 것. 깨끗한 것.
알툴 : 한국은 도전정신이 강한 나라다.그리고 무언가 응집력이 생길 때 놀라운 폭발력도 있는 것 같다.
페트코비치 : 전반적으로 한국의 생활 수준이 상당히 높다. 무엇보다도 도시, 교통 시설, 여러 관련 시설 부분들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러한 좋은 기반 속에서 더 많은 성장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큰 부분이라 생각 한다. 한국에 와서 가장 좋다고 느낀 것은 아랫사람들이 웃어른을 공경하는 부분이다. 항상 존중하고 공경하는 문화는 정말 좋은 부분이다.
파리아스 :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다. 안정적인 나라라고 할 수 있고, 사람을 존중하는 이미지도 보기 좋다.
로이스터 : 어른을 존중하는 예의와 가족 중심의 생활이다. 그런 모습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4. 자신의 고국과 한국의 가장 큰 문화적 차이는 무엇이었나요.
귀네슈 : 터키 문화와 한국 문화는 비슷한 점이 많다. 한국은 자신의 역사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욱 조심스럽고 열심히 사는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나라를 먼저 생각한다.
알툴 : 가장 큰 차이점은 선후배 관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문화적 차이라는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말하기 힘들다.
페트코비치 : 자세하게 하나하나 설명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차이는 유럽에 속한 세르비아와 아시아에 있는 한국이라는 부분에서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로이스터 : 자율적인 문화에서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미국의 문화가 좀 더 자유스럽다고 본다.
5. 한국민들이 달라졌으면 하고 느끼는 부분은 있나요.(이 질문은 익명을 전제로 했습니다. 무순)
A : 교육과 가족 생활은 좋아 보인다. 그러나 엄격한 선후배 관계가 주는 압박이 많은 것 같다. 좀 더 자유롭고, 서로 편하게 해주며, 서로 사랑해 주는 분위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B : 한국사람들은 외국인의 시선에 대해 부담을 많이 느낀다.한국은 지금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내자신이 당당하면 그만이다. 한국인 스스로 느끼는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면 된다. 외국인은 외국인일 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은 한국사람들이다. 외국사람들의 의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6. 고국을 떠난 삶은 아무래도 외로움이 함께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무뚝뚝하다’는 한국인의 이미지가 그런 외로움에 영향을 미쳤는지요.
귀네슈 : 타국에 사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국인들 특히, FC서울 팬 여러분들이 저를 많이 사랑해줬고 환영해줬다. 현재 3년째 한국 생활을 하고 있지만 외로운 적은 한 번도 없다.
알툴 :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들이 무뚝뚝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언제나 친절하고 자상하다. 무뚝뚝하다는 그런 이미지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페트코비치 : 외로움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블라도 코치가 항상 같이 하기에 그런 부분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도 몇 명의 친구가 있다. 그리고 무뚝뚝하다는 한국인의 이미지에는 전혀 동의 하지 않는다. 한국인은 상당히 친절하고 좋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파리아스 :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있지만, 외로운 것은 아니다.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생활 방식에 적응 했기 때문에 이곳에서 오래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로이스터 : 한국 사람들이 무뚝뚝한가? 그런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 매우 친절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족은 많이 그립다. 가끔 외로움을 느끼지만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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