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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문화 대통령' 서태지와 세계적인 지휘자 톨가 카시프를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9월 끝자락의 서늘한 가을, 서울 상암벌을 낭만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서태지는 톨가 카사프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 단원 65명과 27일 오후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세기적인 오케스트라 협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공연을 가졌다. 톨가 카시프의 지휘에 따라 흐르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선선한 가을 바람을 타고 3만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이날 오후 8시15분 톨가 카시프의 입장 후 무대 위에 모습을 보인 서태지는 클래식으로 편곡된 ‘테이크 원’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후 연주된 ‘테이크 투’는 현악곡으로 재편곡돼 드라마틱함을 더했고 서태지는 무대의 좌우를 뛰어 다니며 열정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그리스 아테네 신전과 성화대를 본뜬 무대는 상암벌을 성스러운 콘서트 현장으로 돌변시켰고 화려한 무대 조명은 공연의 시각적 웅장함을 더했다.
이 두 곡을 마친 서태지는 “ETP 페스티벌 이후 한달 반 만에 보는 거지만 너무 반갑네요”라며 “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너무 좋죠? 좋은 공연이 될 것 같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후 서태지는 ‘F.M 비즈니스’와 ‘인터넷 전쟁’, ‘해피엔드’를 클래식 협연이지만 강렬한 록사운드로 들려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시대유감’을 부르기 전 서태지는 “재미있어요? 오늘은 심포니 공연이라 좀 차분한 것 같죠? 우리 제대로 한번 놀아볼까요?”라며 “정신 줄 다 놓고 지금부터 다 같이 즐기는 거예요. 한이 많이 맺혔죠?”라고 관객들의 흥을 돋았고 좌석에 앉아 있던 팬들은 모두 일어서 팔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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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에서 클래식 편곡으로 가장 많이 변한 노래는 ‘모아이’와 ‘교실 이데아’ 그리고 ‘틱탁’이었다.
경쾌한 드럼 비트와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이었던 ‘모아이’는 서정적인 클래식 발라드로 편곡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또 웅장한 스케일의 현악 합창곡으로 편곡된 ‘틱탁 판타지아’는 노래 도입 부분에 서울 파주 합창단 60여명이 서태지의 노래를 백 코러스해 성가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어 ‘영원’을 부른 서태지는 “12년 만에 불러봤는데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니까 너무 좋고 꿈만 같네요”라고 이번 클랙식 협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총 16곡이 관현악 연주에 맞춰 새롭게 편곡된 서태지의 음악들은 록음악과 클래식 연주가 만나 극과 극 분위기를 연출하며 감정을 고조시켰다. ‘컴백홈’으로 본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를 요청했으며 서태지는 관객들의 환호에 ‘난 알아요’로 화답하며 무대를 마감했다.
서태지는 “오늘은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역사적인 날인 것 같아요”라며 “여러분들이 그 산증인이자 주인공이에요”라고 세기적인 협연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나눴다.
한국 대중음악 가수로는 최초로 오케스트라 스탠딩 공연을 준비했던 서태지. 이날 서태지가 선보인 록음과 클래식의 2시간에 걸친 협연은 한국 새 공연의 1막 1장을 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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