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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30일 오전 3시45분(한국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하텔 슈타디온에서 열리는 ‘전차군단’ 독일과 ‘무적함대’ 스페인의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결승을 앞두고 ‘발라크 변수’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의 중원을 지휘하는 미하엘 발라크가 29일 훈련 도중 오른쪽 장딴지를 다쳐 결승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진 까닭이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이 "발라크 투입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팀 의무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대체 선수를 찾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
발라크의 부재는 독일 대표팀에게는 치명적이다. 전차군단의 엔진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포르투갈과의 8강전은 물론 중요한 순간 공수에서 맹활약한 그가 있었기에 독일이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스페인 또한 골게터 다비드 비야가 러시아와의 4강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결승에 나설 수 없지만 발라크에 비하면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실제 스페인은 러시아전에서 다비드 비야 대신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투입된 뒤 잇따라 세골을 터트려 완승하는 등 그가 없어도 전력에 큰 차질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
현재 주요 외신들은 발라크의 출장 가능성을 50-50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두 가지 경우를 상정하고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형편이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독일 언론들은 발라크의 출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발라크의 출장 여부와 함께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은 스페인 대표팀의 정신력이다. 개인전술에 관한한 독일을 능가할 수 있는 스페인 선수들이지만 유럽 선수권 3회, 월드컵 3회 우승 등 메이저 대회에서 독일이 이룬 성취에 주눅 들어 있는 까닭이다. 스페인은 우승 전력을 가졌음에도 불구, 엄청난 긴장감이 따르고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메이저대회 토너먼트에서 번번이 무너지는 심약한 면을 보여 왔다.
실제 페르난도 토레스, 다니 구이사, 사비 에르난데스 등 일부 스페인 선수들은 독일의 우승 가능성을 더 높이 보고 있을 정도다. 토레스는 “독일은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우승하는지 알고 있다”며 독일의 저력을 잔뜩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사비 알론소는 이들과 달리 “독일의 힘은 인정하지만 우리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 1964년 대회 우승 이후 44년 만의 정상 탈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는 현 스페인 대표팀은 ‘메이저대회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켜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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